"GV80 당장 계약 취소!"…‘실연비 15.6km/L’ 나오는 럭셔리 SUV
||2025.05.07
||2025.05.07
처음 시동을 걸었을 때부터 확실히 달랐다. 고요하게 깨어나는 렉서스 RX350h는 흔히 말하는 '프리미엄 SUV' 그 이상의 여운을 남겼다. 시끄럽게 자극하기보다 부드럽게 스며드는 주행 질감이 인상적이었다.
이번에 시승한 차량은 2025년형 RX350h 럭셔리 트림으로 2.5리터 가솔린 엔진과 전기 모터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돼 있다.
숫자로 따지면 시스템 출력은 249마력,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8.2초. 빠른 차는 아니지만 느린 차도 아니다.
도심에선 전기 모터의 즉각적인 응답성이 더 유용하다. 정체 구간에서 살짝 가속할 때, 혹은 신호등 앞에서 부드럽게 출발할 때 RX350h는 마치 운전자의 의도를 먼저 읽는 듯한 움직임을 보여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건 정숙성이었다. 모터만으로 움직일 때는 마치 전기차를 모는 듯한 느낌이고, 엔진이 개입할 땐 이질감 없이 매끄럽게 연결된다.
고속도로에서도 노면 소음과 바람 소리가 실내에 거의 들어오지 않는다. 특히 창문을 닫았을 때 느껴지는 '딱' 하고 고요해지는 감각은 렉서스다운 세심함이었다.
승차감은 한마디로 균형감이다. 21인치 휠을 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방지턱을 넘는 순간의 충격은 실내에 거의 전달되지 않았다. 에어서스펜션 없이 이 정도 안락함을 구현해낸 건 꽤 인상적이다.
뒷좌석은 리클라이닝 각도가 깊게 젖혀져 거의 눕다시피 쉴 수 있다. 열선, 통풍, 독립 공조 시스템까지 탑재돼 패밀리카이자 의전차 역할까지 해낼 수 있는 구성이다.
운전석은 시인성과 조작성을 모두 고려했다. 14인치 터치스크린은 반응도 빠르고, 공조나 오디오는 물리 다이얼로 조작할 수 있어 운전 중에도 불편함이 없다.
계기판은 고해상도 TFT 디스플레이로, 주행 모드에 따라 애니메이션이 바뀌는 점도 운전의 재미를 더해준다.
주행 감성도 무시할 수 없다. 렉서스 특유의 부드럽고 묵직한 핸들링과 가변 서스펜션은 거친 노면에서 차체의 흔들림을 억제해주고, 속도를 올려도 안정감이 흔들리지 않는다.
미끄러운 노면에서는 E-Four 시스템이 후륜에 구동력을 배분해 코너링 안정성을 유지해주는 것도 마음 놓고 달릴 수 있게 도와줬다.
연비는 기대 이상이었다. 공인 복합 연비는 13.6km/L였지만, 실제 시내와 고속도로를 오가며 주행한 결과 계기판에는 15.6km/L 이상이 찍혔다.
가볍게 운전하면 리터당 20km도 가능해 보인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진화가 느껴지는 순간이었다.
2025년형 RX350h는 국내에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기본형인 '프리미엄' 트림의 가격은 8675만원부터 시작하며 상위 '럭셔리' 트림은 9743만원이다.
시승 차량은 이 중에서도 럭셔리 트림으로 실내 소재와 편의사양에서 가장 균형 잡힌 구성을 보여준다.
전 트림에는 전자식 도어 핸들 'e-Latch', E-Four 전자식 사륜구동, 14인치 디스플레이, 다이나믹 레이더 크루즈 컨트롤, 차선 추적 어시스트, 사각지대 모니터 등이 기본으로 탑재되며, 상위 트림에서는 고급 사양과 세련된 인테리어 마감이 더해진다.
RX350h는 빠른 가속력이나 스포티한 핸들링을 원하는 사람보다는 매일을 편안하고 조용하게 보내고 싶은 운전자에게 잘 어울리는 차다.
유지비를 고민하는 중산층 가족, 혹은 운전보다는 동승자의 안락함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에게 특히 추천할 만하다.
GV80이 고급스러운 볼륨과 존재감을 앞세운 SUV라면 RX350h는 실용성과 기술의 조화로 완성된 조용한 실속형 프리미엄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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