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유심 해킹 사태] 이통사·알뜰폰 번호이동 급증…점유율 방어 여부 촉각
||2025.05.06
||2025.05.06

SK텔레콤 유심(USIM) 해킹 사태 여파가 이동통신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불안 심리 확산으로 소비자들의 번호이동 수요가 급증했다. SK텔레콤이 보조금 확대와 고객 보호 조치를 통해 이탈 방지에 나섰지만, 이동통신 시장 내 SK텔레콤의 약세가 장기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6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 등에 따르면 SK텔레콤이 유심 무상 교체를 개시한 지난달 28~30일 사이 SK텔레콤 이탈자는 9만333명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KT와 LG유플러스는 각각 5만3121명, 3만7212명의 가입자를 흡수했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28일에 3만5902명, 29일 3만4132명, 30일 3만5212명의 가입자가 이탈했다. 해킹 사실이 공개된 지난달 22일 이후 열흘 만에 10만명이 넘는 고객이 SK텔레콤을 떠난 셈이다. 이달 연휴 기간 이탈 규모는 더 늘어났을 것으로 추정된다.
알뜰폰 역시 반사이익을 누렸다. 알뜰폰 요금제 중개 플랫폼 모요(moyo)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전월 대비 일 고객 유입 수는 3배 이상 늘었다. 이 기간 알뜰폰 요금제 개통 신청 건수는 약 5배 급증했다. 모요는 사용자의 데이터 사용량을 분석해 알맞은 알뜰폰 요금제를 추천하는 알뜰폰 요금제 비교 플랫폼이다. 모요 관계자는 “이번 해킹 사건 이후 요금제 점검과 함께 통신사 변경을 고려하는 소비자가 빠르게 늘고 있다”며 “특히 보안 정책이나 추가 서비스까지 비교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밝혔다.
알뜰폰 요금제로 전환 시, 유심 배송 방식에 따라 개통 소요 시간이 달라진다. 모요는 플랫폼이 선제적으로 유심 배송 시간을 단축하면서 이용자 이동을 앞당겼다고 분석했다. 실제 일반 유심 배송은 영업일 기준 1~2일이 소요되지만, 모요 같은 플랫폼은 퀵 백송, 편의점 구매, eSIM 신청을 이용하면 평균 25분 이내 당일 개통이 가능하다.
작년 알뜰폰 사업자 ISMS 인증 획득이 의무화된 점도 통신사 이동을 앞당긴 것으로 분석했다. 모요를 비롯한 알뜰폰 플랫폼 사업자 역시 ISMS 인증 의무가 없음에도 정보 보안 체계를 구축했다. 알뜰폰 업계 한 관계자는 “해킹 사태로 인해 불안감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필요한 건 안전한 정보보호 체계 구축”이라며 “알뜰폰 플랫폼 역시 안전이 최우선 화두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SK텔레콤은 전국 대리점 신규 가입을 중단하고 유심 교체 업무에 집중하고 있다. 이 기간 경쟁사들이 이탈 수요를 빠르게 흡수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KT와 LG유플러스는 당장 적극적인 보조금 경쟁에 나서지 않고도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다. 특히 신규 가입이 중단되면서 SK텔레콤의 점유율 40%대 유지도 불분명해졌다. SK텔레콤은 그간 통신 3사 중 유일하게 40%대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유지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에 따르면 SK텔레콤 국내 시장 점유율은 작년 말 기준 40.4%다. KT(22.8%)와 LG유플러스(20.4%)를 크게 앞서고 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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