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들도 ‘자포자기’.. 현대차 포터, 역대급 위기 터졌다는 현 상황
||2025.05.01
||2025.05.01
1톤 트럭의 대표 주자인 현대차 포터, 기아 봉고의 판매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가파르게 줄고 있다. 특히 예전에는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오히려 판매량이 늘었던 불황형 차량이라는 공식이 있었지만, 2024년에는 이 공식이 완전히 무너졌다.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자영업자들의 차량 수요마저 얼어붙은 것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현대차 포터2는 전기차 모델을 포함해 총 1만 5,032대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만 642대)보다 27.2% 줄어든 수치다. 기아 봉고3 역시 8,864대가 팔리며 전년 대비 25.7% 감소했다. 두 모델 모두 1만 대 이상 급감한 수치는 이례적인 일로, 상용차 시장 전반에 적신호가 켜졌음을 보여준다.
이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이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지난해 포터와 봉고의 전체 판매량을 합하면 약 11만 대에 불과하다. 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슷한 수치로, 생계형 차량의 핵심 시장이라 불렸던 1톤 트럭 시장이 사실상 15년 전 수준으로 회귀한 셈이다. 이같은 수요 감소는 현대차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대차는 포터의 2025년 생산 목표치를 지난해 10만 5,600대에서 8만 대로 약 24% 하향 조정했다. 특히 울산공장에서 포터2 일렉트릭과 아이오닉 5를 생산하는 일부 라인은 올해 3~4월까지 특근조차 없는 상태다. 이는 수요 부진이 단기적 현상이 아님을 방증한다. 포터2 일렉트릭은 상반기에만 1만 1,212대가 판매됐으며, 이는 전년 대비 절반 가까운 감소폭이다.
디젤 포터의 단종도 시장 위축의 한몫을 했다. 현대차는 2023년 11월 강화된 환경규제에 대응해 디젤 포터의 생산을 중단했고, 이후 대체 모델로 LPG 직분사 터보 엔진이 탑재된 모델을 출시했다. 그러나 실사용자들 사이에서는 디젤보다 떨어지는 연비와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주요 불만으로 떠오르고 있다.
함께 본 기사: 5월부터 휘발유 가격 '폭등'.. 정부가 작정하고 가격 올린다 선언, 대체 왜?
포터2 LPG 모델은 연비가 복합 기준 6.5km/L에 불과해 디젤 포터(8.0km/L)보다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최대 충전 기준 주행 가능 거리도 488km에 그친다. 이는 기존 디젤 모델이 제공하던 572km에 비해 실질적으로 약 100km 가까이 짧다. 게다가 LPG 차량에 대한 과거의 출력 부족 이미지도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상태여서 일부 소비자들은 구매를 꺼리고 있다.
포터2 일렉트릭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식 변경을 거치면서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217km로 소폭 증가했지만, 화물을 적재하거나 추운 날씨에는 실제 주행거리가 100km 초반대로 떨어지는 경우도 많다. 충전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에서 하루에도 여러 번 충전이 필요한 상용차 환경은 전기 포터를 외면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과거에는 경기가 침체되면 1톤 트럭 수요가 공식처럼 증가했다. IMF 당시인 1999년 포터 판매량은 전년 대비 61.4%, 봉고는 27.1% 증가하며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2024년에는 이런 공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 자영업자들이 트럭을 새로 사서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폐업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한 정부의 친환경 전환 기조와 실제 현장의 괴리도 문제다. LPG나 전기차로의 빠른 전환이 이루어졌지만, 정작 충전 인프라와 유지비용, 주행거리 등 실사용 요소들은 여전히 미비하다. 실질적인 환경 규제 효과보다 상용차 수요 붕괴라는 부작용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자동차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슈들
제보를 원한다면? 카카오톡 ☞ jebobox1@gmail.com
고객님만을 위한 맞춤 차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