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포엠스튜디오, 극장가 ‘활력 vs. 독배’ 주목
||2025.05.01
||2025.05.01
바이럴 마케팅에서 출발한 콘텐츠 기업 바이포엠스튜디오가 영화 투자배급사로서 잇따른 흥행을 이어가며 국내 극장가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바이포엠스튜디오는 2017년 설립된 이후 뉴미디어 기반 광고대행사로 시작해 출판과 음원 마케팅을 주력으로 삼아왔다. 이후 2022년 영화사업부 출범을 계기로 투자배급 영역에 진출하며 콘텐츠 사업 전반으로 발을 넓혔다. 특히 2021년 영화배급사 무빙픽처스컴퍼니를 인수하고, 지난해에는 스튜디오한여름, 스튜디오지지지, 스튜디오푸른달 등 산하 제작사까지 확장하며 제작과 배급 역량을 본격화했다.
투자배급 영역에서의 성과도 빠르게 가시화되고 있다. 바이포엠스튜디오는 '브로커', '헤어질 결심' 등의 투자와 함께 '한산: 용의 출현', '범죄도시3·4' 등의 공동배급에 참여하며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단독 투자 및 배급작들에서도 손익분기점을 넘는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출연배우 논란 등으로 배급이 불투명했던 '소방관'이나 '승부'는 명확한 타깃 공략과 함께 바이럴 마케팅 전략을 가동, 손익분기점 이상의 흥행 성과를 올렸다. '히트맨2'는 작품성과 별개로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한 전략적 노출로 기대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았다.
업계는 바이포엠스튜디오의 흥행 비결로 중소 규모 작품 중심의 배급 전략과 뉴미디어 기반 마케팅 역량을 꼽는다. CJ ENM, 롯데컬처웍스, 플러스엠, 쇼박스 등 대형 배급사들이 메이저 블록버스터를 주로 선택하는 반면, 바이포엠은 화제성과 마니아층 공략이 유리한 작품에 집중해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는 타깃 중심의 OTT·숏폼 콘텐츠 전략을 극장가에 도입한 사례로도 해석된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방식이 극장가의 콘텐츠 다양성과 문화적 깊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흥행 수익을 중시한 전략이 '영화다운 영화'보다는 타깃 마케팅에 최적화된 콘텐츠로 치우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팬덤 위주의 소비구조가 영화산업 전반의 질적 하락을 부를 수 있다는 우려다.
반면, 침체된 극장가에서 바이포엠스튜디오의 방식이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세대별 타깃을 설정해 집중 바이럴하는 전략은 마케팅 비용을 절감하면서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모델로, 기존 산업 구조에 신선한 자극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시장의 흐름과 배치되는 전략은 협력의식을 약화시킬 수 있고, 질적 하락 우려도 존재하지만 마케팅적 측면에서 배울 점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시장 왜곡이라는 우려보다 새로운 시도 자체가 업계에 건강한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상일 바이포엠스튜디오 영화·드라마사업부문 이사는 “객관적인 현실 인식을 바탕으로 리스크 대응 전략을 다각도로 준비하고 있다”며, 불확실성 속에서도 유연한 전략으로 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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