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 편의점, 1분기 역성장…통계 작성 이래 최초
||2025.04.29
||2025.04.29
편의점이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분기 매출 역성장을 기록했다. 전국 5만5000개에 육박하는 점포 수 포화 상태에 소비 심리 위축이 맞물린 결과다.
29일 산업통상자원부 '3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 1분기 편의점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편의점이 분기 기준 역성장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1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다.
우상향하던 점포 수 증가세가 꺾인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해 국내 편의점 빅4(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점포 수는 5만4852개로 36년 만에 전년 대비 감소를 기록했다. 지난 1988년 편의점 산업이 태동한 이래 처음이다. 국민 1000명 당 1개 꼴로 생긴 편의점이 포화 상태에 이르렀음을 의미한다.
부진한 내수 경기도 반영됐다. 장기화된 고금리·고물가 기조에 위축된 소비 심리가 1분기 내내 지속돼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4월 소비자 동향 조사'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3.8로 5개월 연속 장기 평균(100)을 하회했다.
타 유통 업태 성장도 편의점 상승세를 꺾었다. 그간 편의점은 오프라인 소형 채널로서 소형 가구화되는 사회 구조에 맞춰 성장을 이어왔다. 다만 최근에는 빠른 배송을 앞세운 e커머스를 비롯해 다이소, CJ올리브영 등 특화 오프라인 유통 업태가 성장하면서 편의점 주 고객층을 공략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국내 유통업체 매출은 약 15조90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9.2% 증가했다. 오프라인 유통 매출은 0.2% 감소했지만 온라인은 19.0%로 11개월 만에 최대 성장률을 기록했다. 온·오프라인 유통 매출 비중은 온라인이 53.5%로 오프라인을 7%포인트(P) 앞섰다.
업태 별로 살펴보면 오프라인은 대형 채널과 소형 채널 희비가 엇갈렸다. 구체적으로 지난달 백화점은 작년 동기 대비 2.1%, 대형마트는 0.2% 감소한 반면 기업형슈퍼마켓(SSM)은 3.6%, 편의점은 1.4% 매출이 늘었다. 소비 심리 위축으로 인해 패션·가전 등 고관여 상품 매출이 부진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다만 대형마트의 경우 지난달 4일 홈플러스 기업 회생 신청에도 불구하고 파장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다. 3월 구매 건수가 작년 동기 대비 1.5% 줄었지만 구매단가(1.4%)와 점포당 매출(1.5%)이 모두 늘었다.
온라인은 음식 배달과 e쿠폰 수요 증대로 서비스·기타(78.3%) 부문이 고성장을 이어갔다. 식품(19.4%), 가전(7.8%), 화장품(7.5%) 등도 고루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연승 단국대 교수 “편의점 시장이 성숙 단계에 들어간 동시에 경쟁 유통 업체가 성장한 결과”라며 “근거리 쇼핑, 생활 필수품에 특화된 편의점의 장점을 다이소, CJ올리브영 등도 갖춘 만큼 향후 업태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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