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폭탄 피하려다 가격 상승? 볼보 EX30 현실 체크
||2025.04.28
||2025.04.28
볼보자동차는 소형 전기 SUV 'EX30'의 생산을 벨기에 헨트(Ghent) 공장에서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발표했다. EX30은 2023년 데뷔 당시 북유럽 감성을 담은 디자인, 탄탄한 성능, 약 3만5천 달러(출시 기준)라는 합리적인 시작가로 주목받으며 시장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인상 조치로 인해 볼보의 초기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바이든 행정부에 이어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도 중국산 차량에 대한 관세가 더욱 강화되면서, 볼보는 EX30의 유럽 생산을 계획보다 앞당기게 됐다.
볼보는 벨기에 헨트 공장에 약 2억 유로(약 2억2700만 달러)를 투자해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하고, 배터리 홀을 확장했으며, 600대 이상의 신규 또는 업그레이드된 로봇을 설치했다. 또한 도어 및 배터리 팩 생산라인도 신설하는 등 대대적인 설비 투자를 단행했다.
이는 자동차 제조 현지화가 얼마나 많은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는지를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현재 미국도 제조업 리쇼어링(생산기지 본국 회귀)을 추진 중이지만, 이 같은 수준의 생산 체계 전환에는 수년의 시간과 수십억 달러의 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EX30은 중국 생산 차량으로 미국 시장에도 판매되고 있었지만, 볼보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공장을 보유하고 있어 관세 환급 대상에 해당된다. 다만 미국 내 EX30 가격은 현재 4만4900달러부터 시작하며, 약속했던 3만5천 달러 수준은 현실화되지 못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는 69kWh 배터리를 탑재해 EPA 기준 253마일(약 407km) 주행거리를 제공하는 듀얼 모터 사륜구동 모델만 판매되고 있다. 이 모델은 최고출력 422마력, 최대토크 400lb-ft(약 542Nm)를 발휘한다.
EX30은 유럽 시장에서 빠르게 인기를 얻으며 2024년 유럽 자동차 판매 순위 3위에 올랐다. 약 7만8000대가 판매돼, 테슬라 모델 Y와 모델 3에 이어 높은 판매 실적을 기록했다.
원선웅의 '뉴스를 보는 시선'
볼보 EX30의 유럽 생산 전환은 현재 글로벌 자동차 산업이 직면한 공급망 재편과 지정학적 리스크 관리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미국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100%에 달하는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가운데, 글로벌 제조사들은 생산 거점을 다변화하고 있다. 볼보의 경우, 자사 최대 주주가 중국 지리자동차 그룹임에도 불구하고, 관세 회피 및 글로벌 시장 대응을 위해 신속하게 유럽 생산을 가동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차량 가격 상승은 불가피해졌다. 초기 3만5천 달러를 목표로 했던 EX30은 현재 미국 시장에서 4만5천 달러 수준으로 판매되고 있으며, 이는 전기차 시장 대중화에 제동을 거는 요소가 될 수 있다.
한편, EX30은 유럽 시장에서는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소형 SUV와 전기차 수요가 높은 유럽에서 EX30이 빠르게 베스트셀러로 자리잡았다는 것은, 글로벌 시장 특성에 따라 전략적 대응이 필요함을 시사한다.
앞으로 북미 시장에서는 고율 관세, 생산지 이전에 따른 비용 증가, 리쇼어링 지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합리적 가격의 전기차' 출시가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EX30 사례는 이러한 구조적 변화를 미리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탄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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