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 원하는 유전자들을 보다 효율적으로 도입할 수 있는 기술 개발
||2025.04.28
||2025.04.28
포스텍(POSTECH) 최규하 생명과학과 교수, 통합과정 손남일 씨, 김희진 박사 연구팀이 식물 육종의 오랜 난제를 해결할 획기적인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미국 국립과학원 학술지인 'PNAS' 온라인판에 최근 게재됐다.
식물은 번식할 때 부모의 유전자가 섞이는 '감수분열' 과정에서 '교차'라는 유전 물질 교환이 일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유전 다양성을 만드는 핵심 원리다. 그러나 교차는 염색체 전체에 고르게 일어나지 않으며, 특히 염색체 중심부 주변에서는 DNA가 단단하게 응축된 구조인 이질염색질로 인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농작물 품종 개량 시 원하는 유전자를 도입하려고 할 때, 원치 않는 유전자까지 함께 따라오는 '연관 끌림' 현상이 발생한다. 쉽게 말해, 좋은 특성을 가진 씨앗을 얻으려 할 때 나쁜 특성까지 같이 따라오는 문제다.
최규하 교수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H2A.W'라는 단백질에 주목했다. 이 단백질은 식물에만 존재하며 DNA를 단단하게 포장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이 이 단백질을 만드는 세 가지 유전자(H2A.W.6, H2A.W.7, H2A.W.12)의 기능을 억제하거나 제거한 결과, 'H2A.W.6'과 'H2A.W.7' 유전자가 없는 식물에서는 교차가 잘 일어나지 않던 부위에서도 교차가 크게 증가했다. 더 놀라운 점은 'H2A.W'가 없어진 식물은 마치 단단한 성벽이 무너진 것처럼 이질염색질 구조가 느슨해져 유전자 교환이 훨씬 쉬워졌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H2A.W'가 이질염색질을 단단하게 유지함으로써 교차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증명했다는 점에서 학문적 의의가 크다. 더 나아가 식물 육종 분야에서 혁신적인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까지 병충해 저항성 등 특성을 도입할 때 원치 않는 특성까지 함께 따라오는 경우가 많았는데, 원하는 유전자만 효율적으로 선택해 우수한 품종을 개발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규하 교수는 “이번 연구는 농작물 품종 개량의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는 기술적 돌파구”라며, “원하는 특성을 효율적으로 도입한 작물을 더 빠르고 정확하게 개발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견연구사업과 글로벌 선도연구센터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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