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자율주행·전기차 기술 ‘급성장’… 테슬라 턱밑까지 추격
||2025.04.26
||2025.04.26
중국 완성차 제조사들이 전기차와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술 고도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업계에선 급성장한 중국 기술력이 이미 테슬라를 턱밑까지 추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업체들의 총구는 테슬라를 겨누고 있다. 전기차·자율주행 분야에서 선두를 달려온 테슬라가 최근 주춤하는 사이, 중국 업체들은 공세적으로 기술 격차를 좁히며 1위 탈환을 노리고 있다.
이러한 분위기는 지난 4월 23일 개막한 ‘2025 상하이 오토쇼’에서도 드러났다. 상하이 오토쇼는 중국의 전기차, 자율주행, 인공지능(AI) 기술력을 과시하는 자리가 됐다. 이목을 끈 건 자율주행 전문업체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완전자율주행 수준의 고도화된 시스템을 선보여서다.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전문 업체 포니AI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한 자율주행 7세대 플랫폼을 선보였다. 회사는 이 플랫폼에 대해 운전자 개입이 필요없는 자율주행 레벨 4 수준에 해당하고 이전 세대보다 제작 비용을 70%까지 줄였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판매되는 차량 규격에 맞게 설계해 양산에도 유리하다며 자율주행 시대가 다가왔음을 암시하기도 했다.
중국판 우버라 불리는 디디추싱도 광저우자동차(GAC)와 협력 개발한 레벨 4 자율주행 모델을 공개했다. 디디추싱에 따르면 차세대 자율주행 하드웨어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이 모델은 33개의 센서를 탑재한 것이 특징이다.
펑싱야 GAC 회장은 “이번에 소개한 자율주행 모델의 상용화 시점은 내년 초로 예상한다”며 “레벨 4 수준의 무인 자율주행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최초의 중국 자동차 제조사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중국이 빠르게 기술 개발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정부의 전폭적 지원이 있다. 중국 정부는 자율주행 시험용으로 총 3만2000㎞에 달하는 공공 도로를 개방했다. 이는 경부고속도로(약 400㎞)의 75배 규모다. 지난해에는 시내 중심부와 공항 고속도로를 오가는 완전 무인 자율주행 서비스도 시작했다.
전기차 부문에서도 중국은 테슬라를 앞서가는 모습이다. BYD는 5분 충전으로 400㎞를 달릴 수 있는 '슈퍼 e 플랫폼'을 공개했다. 1000V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1000kW 충전 전력을 달성, 중국 자동차 기술 연구 센터(CATARC)로부터 ‘초고속 충전 스타’ 인증을 받았다.
배터리 분야에서도 눈에 띄는 성과가 이어졌다. 닝더스다이(CATL)는 2세대 션싱(Shenxing) LFP 배터리를 공개, 5분 충전으로 520㎞를 주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세계 최초로 대량생산에 들어간 나트륨이온 배터리와 고효율 리튬이온 배터리를 결합한 ‘듀얼 파워 배터리’도 선보였다. 이 배터리는 1회 충전으로 최대 1500㎞까지 주행할 수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도 중국 기술력에 손을 내밀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자율주행 스타트업 허사이와 손잡고 스마트카 개발에 나섰고, 폭스바겐은 샤오펑과 공동으로 시스템·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 중이다. 현대차·기아도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바이두와 협력해 지능형 교통 시스템, 클라우드 컴퓨팅 등 신사업 생태계 조성에 나섰다.
중국의 고도화된 기술력은 테슬라를 압박하고 있다. 여기에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정치적 행보와 신차 개발 지연 등이 겹치면서 테슬라는 궁지에 몰리고 있다.
24일(현지시각) 유럽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테슬라의 올해 1분기 유럽 판매량은 3만6000여 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5% 급감했다. 3월 한 달간 판매량도 36% 줄었다. 전체 전기차 판매량이 늘었음에도 테슬라만 역성장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반등하기 어려운 구조에 빠졌다고 진단한다.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훼손이 심화하고, 저가형 모델 출시 계획도 잇따라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수년 전부터 예고해온 저가형 모델Y 역시 최근 또다시 출시가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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