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 위기 맞은 콘솔시장
||2025.04.19
||2025.04.19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가 콘솔 게임 업계로 번지는 모양새다. 콘솔 게임기와 패키지 게임은 직접적인 관세 부과 대상이 아니지만 소니·닌텐도 등 주요 게임사는 관세로 인한 환율 변동과 공급망 불안정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세계 최대 콘솔게임 시장인 미국의 수요가 흔들릴 경우 하드웨어 판매를 중심으로 하는 소니·닌텐도에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우려한다. 반면 엑스박스(Xbox) 대신 관세 영향에서 자유로운 게임 구독형 서비스 ‘게임패스’에 주력하는 마이크로소프트(MS)는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분석된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소니인터랙티브엔터테인먼트(SIE)는 4월 14일부터 유럽과 호주에서 콘솔 게임기 ‘플레이스테이션(PS)5’ 가격을 인상했다. 이에 따라 유럽 기준 PS5 디지털 모델은 기존보다 11% 증가한 499.99유로(약 72만원)가 됐다. 디지털 모델은 CD를 삽입하는 디스크 드라이브가 없는 버전을 말한다.
호주와 뉴질랜드에서는 디지털 에디션과 디스크 드라이브가 장착된 버전도 인상됐다. 소니는 인플레이션, 환율 변동 등 거시경제 변화를 가격 인상 이유라고 밝혔다.
닌텐도의 경우 미국과 캐나다에서 진행하려던 차세대 게임기 ‘닌텐도 스위치2’ 사전예약 일정을 연기했다. 닌텐도는 당초 4월 9일 닌텐도 스위치2 사전예약을 시작하려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소식과 함께 돌연 연기했다.
닌텐도가 사전예약을 연기한 이유는 소니와 비슷했다. 닌텐도는 시장 상황과 관세 영향을 평가할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닌텐도 스위치2 국내 출시가는 64만8000원이다.
외신, 업계, 전문가들은 대부분 이번 트럼프 관세폭탄이 환율 변동으로 이어져 결국 콘솔게임 시장에 영향을 준다고 봤다. 영국 BBC는 게임업계가 세계 최대 콘솔게임 시장 미국 내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가격을 인상할 것이라고 봤다. 미국에서만 가격을 올리면 실적에 영향이 가니 관세 여파를 다른 나라로 분산할 것이라는 말이다.
또 콘솔기기 제조사나 콘솔 게임사가 그동안 하지 않았던 상품·서비스 가격 인상도 관세와 환율을 빌미로 단행하는 모양새가 나타난다. 실제 소니는 4월 16일 게임 구독 서비스 ‘플레이스테이션 플러스’ 가격을 40~50% 인상했다. 구독 서비스는 관세 적용 대상이 아니지만 함께 오른 셈이다. 인상폭도 40%가 넘어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건 아니라는 분석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콘솔게임기 엑스박스(Xbox)는 점유율이 낮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판매량 대신 클라우드 게이밍 서비스 ‘게임패스’를 통해 엑스박스와 PC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여러 게임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게임패스 구독료는 지난해 7월 기존 대비 20% 인상됐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관세는 디지털 콘텐츠에 직접 적용되지 않는다”며 “그래도 하드웨어에는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닌텐도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이나 마이크로소프트 엑스박스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기기 가정 보급을 중요시해 온 브랜드인데 관세까지 붙어 가격이 확 오르면 기업 브랜드에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며 “콘솔 하드웨어 가격이 전반적으로 오르면 소비자가 정품 대신 불법유통에 눈을 돌릴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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