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정의선 리더십]② 주도적 혁신·과감한 투자...높은 이익률 바탕
||2025.04.16
||2025.04.16
[편집자주]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트럼프발 관세 압박에 각 나라의 주요 기업들이 불확실성의 늪을 헤메고 있다. 상대적으로 이른 현지화 전략으로 ‘현실 맞춤형’ 대응 전략을 보이고 있는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3회에 걸쳐 짚어본다.
내연기관 시대를 넘어 모빌리티 산업으로 진화 중인 자동차 업계에서 성패를 가를 주요 이슈로 전동화와 디지털화가 꼽힌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글로벌 빅3 중 상대적으로 이른 시기에 이 이슈에 집중해 투자를 실행했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동화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현대차와 기아가 전기차 톱티어 위상을 구축할 수 있었던 비결은 2019년 3월 제네바 모터쇼 출품 차량에 적용해 처음 공개한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Electric-Global Modular Platform)의 역할이 주요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자동차 판매량 1위를 지키고 있는 일본 도요타가 2022년 4월에야 첫 순수 전기차 ‘bZ4X’를 출시한 것과 비교하면 3년여 앞선 것이다.
E-GMP는 정의선 회장이 적극 주도한 전기차 퍼스트 무버 전략의 출발점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우수성을 인정받아, 현대차그룹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게임 체인저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전기차에 앞서 친환경 차로 개발한 하이브리드차도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에 대응해 지속적으로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일 공개할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 2028년까지 현대차 133만대, 기아 80만대를 판매한다는 목표다.
디지털화와 관련해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 차량’ SDV(Software Defined Vehicle) 본격화를 대비해 사용자 중심 환경을 제공하는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과 오픈형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실제 지난 10일부터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탑재된 제네시스 차량에 블룸버그 뉴스와 영상, 그리고 전용 앱을 통해 음악 콘텐츠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있다.
2026년 하반기에 고성능 전기·전자 아키텍처를 적용한 SDV 페이스 카(선도차)를 공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보다 빠르고 안정적인 자율주행과 AI 기능을 통한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인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탄소 중립을 목표로 한 수소 모빌리티 리더로서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 투자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수소 사업’을 사업목적에 추가해 정관을 변경했다. 지난 3일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도 수소전기차인 ‘올 뉴 넥쏘’를 대표 상품으로 공개했다.
현대차는 1998년부터 수소 연료전지 연구개발을 시작해 세계 최초 양산 수소 전기차 'ix35 퓨얼셀'과 대형 트럭 '엑시언트'를 출시하며 수소 기술을 선도해왔다. 충북 충주에서는 음식물 쓰레기를 활용한 바이오가스를 기반으로 수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청주에서도 하수처리를 통한 수소 생산 시설을 운영할 계획이다.국내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 반둥시 인근 사리묵티 매립지에서 추출된 바이오가스를 활용해 수소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 매립지는 반둥시에서 매일 발생하는 약 1500톤의 폐기물 중 80%가 처리되는 곳이다.
전동화와 디지털화을 앞서 이끌고 있는 정의선 회장의 리더십에 대해 국무총리실 산하 산업연구원에서 30년 넘게 자동차산업 정책을 입안하고 법제화한 이항구 한국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에게 물었다.
이 위원은 한마디로 ‘교과서적’ 경영이라 평가했다. 그러면서 “전동화를 시작한 2019년은 정몽구 회장, 정의선 부회장으로 경영책임이 나뉘어 있을 때다. 이때 고용안정협의회를 만들어 노동조합과 전동화에 대한 합의를 함으로써 일찍 전동화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이 효과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의선 체제가 출범한 뒤 능력 있는 외국인 경영진을 영입하고, 보스턴다이내믹스 같은 로봇공학 업체 등을 M&A하고, GM과 신차 개발과 공급망 관리에 대한 포괄적 제휴를 했다. 이런 것들이 경영학 교과서에 나오는 기업 성장의 3대 전략이란 점에서 교과서적이다”라고 설명했다.
산업연구원 베이징지원 수석대표를 지내 중국 자동차 산업에 정통한 조철 산업연구원(KIET) 선임연구위원에게도 정 회장의 경영전략에 대한 평가를 물었다.
조 위원은 “정의선 회장 이전의 현대차가 다른 선도 기업을 따라 할 수 있는 캐치업 전략을 취했다면, 이제 신사업과 미래 전환 부분에서 ‘주도적 혁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도요타나 폭스바겐에 비해 훨씬 더 다양한 방면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UAM(도심항공교통·Urban Air Mobility)이나 로봇만 하더라도 다른 곳은 현대차그룹만큼 전면적으로 하고 있지 않다. 현재는 이익을 내지 못하는 분야니까 과감한 투자라 볼 수 있는데, 이는 현대·기아차가 자동차 업체들 중 가장 높은 이익률을 내고 있어 커버할 능력이 되는 것”이라며 주도적 혁신과 과감한 투자가 안정적인 경영 관리를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다음 회는 현대차그룹의 전망과 과제에 대해 살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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