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플 시승] 기아 타스만, ‘가장 현대적인 픽업의 등장’
||2025.04.14
||2025.04.14
Verdict
편안하게 못 갈 곳 없는 가장 현대적인 픽업
GOOD
-미려한 인테리어에 최신 기능들, 충실한 오프로드 특화 장비까지 그득하다
-같은 차급에서 누리기 힘든 2열 거주성과 끝 없이 누릴 수 있는 확장성
BAD
-너무 새로워 호보다 불호에 가까운 디자인
-“너 트럭타?”
Competitors
-KGM 무쏘 칸 : 디젤도 있고 3,172만 원부터 시작하는 가격은 더 매력적이고
-쉐보레 콜로라도 : 모든 면에서 우월한데, 안드로메다로 날아간 가격(7,279만 원)
기아가 브랜드 최초로 픽업 트럭을 출시했다. 단순히 모양만 흉내낸 게 아니다. 스펙표를 살피면 본격적으로 오프로드 탐방도 가능할 정도다. 특히 깊은 물을 지날 수 있는 도강 높이는 800mm에 달한다. 험한 세상, 언제 어디서 재난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 기아 타스만은 ‘튼튼한 탈 것’의 안도감을 전해줄 수 있을까?
Design.
타스만의 외모는 처음 등장부터 호불호를 불러왔다. 우람한 덩치에 각진 차체 형상까진 픽업의 정통 이미지를 잘 드러낸다. 하지만 다소 작은 그릴 크기부터 차체 양 끝으로 몰아 넣은 헤드램프의 조화는 어디서도 본 적 없는 신선함과 함께 어색함을 드러낸다.
물론 디테일은 좋다. 헤드램프와 안개등은 LED를 사용해 작은 광원으로 넓은 시야를 확보하게 했고 주간 주행등은 앞뒤 일체감을 만들어 디자인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어간다. 독특한 휠 클래딩 안에 주유구와 티테이블 등을 숨겨 놓은 점도 픽업이란 장르에 새로이 도전하는 기아의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다.
인테리어는 기존 기아의 색채를 고스란히 유지한다. 한쪽으로 치우친 ‘KIA’ 로고를 붙인 혼커버와 대시보드 위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 사이 공조장치 패널을 하나로 엮은 디스플레이 패널 그리고 테이블로 확장 시켜 사용할 수 있는 암레스트까지 모두 담은 것이다.
여기에 픽업 트럭의 터프함과 실용성도 담았다. 바짝 세운 대시보드에 허니콤 패턴으로 장식한 에어컨 토출구와 센터 터널 위 넓은 수납 공간 그리고 큼지막한 버튼들과 센터 터널 위 오프로드 토글 버튼들이 터프함을, 다양한 수납 공간과 지문 인식 버튼 양 옆으로 차의 크기 스펙을 적어 놓은 부분들이 실용성을 담당한다.
더불어 2열 시트를 슬라이딩 시켜 등받이 각도를 조절할 수 있는 점과 시트 밑 수납 공간을 마련한 점, 무엇보다 2열 공간 자체를 차급 대비 넉넉하게 구성한 건 타스만의 특장점이라 할 수 있다.
Performance.
국내 출시하는 타스만은 2.5 가솔린 한가지 파워트레인만 탑재한다. 최고출력은 281마력, 최대도크는 43kgm를 발휘하는 구성이다. 시승차는 AWD 옵션을 더해 엔진의 힘을 네바퀴로 전달한다. 시동을 걸어 엔진을 깨우면 매끈한 엔진 질감과 극도로 조용한 소리에서 외려 차분함을 경험할 수 있다.
엔진에서 만들어진 힘이 구동축을 따라 바퀴에 전달하는 과정도 매끈하다. 회전력에 초점을 두고 세팅한 덕분에 2톤이 넘는 차체를 움직이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RPM이 올라가면서 전해지는 엔진의 진동과 소음도 근본적으로 억제돼 있어 픽업에서 경험하기 힘든 수준의 정숙함과 나긋함을 맛볼 수 있다.
일상 도로에서 전해지는 하체 감각은 부드럽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시내 곳곳에서 요철들을 맞이할 때의 편안함은 승객이 앉은 공간이 프레임 위에 얹어진 객실이 맞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 정도다.
하지만 자동차 전용 도로 등 속도를 높여야 하는 구간에서의 경험은 다르다. 구조상 높이 솟은 차체에 무게 중심은 높고 부드러운 하체까지 겹쳐 고속 주행의 안정감을 논하기엔 무리가 있다. 직진 상황에서는 긴 휠베이스(3270mm) 덕에 간신히 평온함을 유지하지만 코너를 앞뒀거나 차선 변경을 하기 전엔 꼭 속도를 줄이는 편이 안전하다. 더불어 충격이 차체에 들이쳤을 때 프레임과 캐빈 사이에 일렁이는 미묘한 잔진동도 높은 속도에서는 여전히 남아있다.
단, 타스만은 오프로드를 지향하는 차다. 따라서 타스만의 진짜 면모는 일반차들이 지나지 못하는 길에서 드러날 터. 타스만을 험한 객지에 몰아 넣었다. 물을 건너고 진흙을 헤치고 둔덕을 넘고 낙타 혹을 닮은 흙 무더기 위에 차를 올려 네 바퀴 중 2개 혹은 1개를 띄워 차를 몰아 붙였다.
결과는 ‘쉬움’. 흔히 오프로드 성능을 수준급으로 끌어 올린 차들을 오프로드에서 경험할 때 전해지는 감각과 같았다. 지나온 코스를 제 3자의 입장에서 관람할 땐 입이 떡 벌어지는 장면을 연출하지만 막상 타스만 안에서 운전대를 잡은 상황은 평온한 것이다.
부드러운 하체는 불규칙한 돌길을 유연성으로 품었고 바퀴가 공중에 뜨는 상황엔 프레임 바디가 굳건히 강성을 유지했다. 특히 범퍼까지 차오르는 물길을 지날 때도 차에 실린 여러 전자 장비를 통해 여전히 타스만이 가진 잠재력에 여유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어 안심하고 통과할 수 있었다. 오프로드 성능에 대해 가장 의구심을 품었지만 타스만은 오히려 가장 여유롭게 험로를 통과한 셈이다.
동시에 타스만 출시 소식이 처음 들려왔을 때 들었던 물음표가 상당 부분 걷혔다. 기본적으로 일상 도심 속에서 커다란 픽업을 탈 사람이 누가 있겠냐는 의문에 대답을 찾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의 생활권에서 타스만의 주행 성능은 충분히 편안했고 레저를 떠날 땐 무한한 확장성을 누릴 수 있다. 무엇보다 도심에서도 간혹 닥치는 불, 물, 눈 난리에 홀로 평안할 수 있다는 안도감까지 가졌다. 그리고 이 가치들을 사륜 구동 기준 시작 가격 4,015만 원에 누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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