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호성 기아 사장이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아 제공.
친환경차·전기차 판매 목표 현실화…미래 사업에 19조 투자 목적기반차량·픽업 라인업 확대…"시장 변화 효과적 대응"
기아가 2030년까지 419만 대를 판매하고 글로벌 시장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기아는 이를 위해 향후 5년 간 미래 사업 19조 원을 포함, 총 42조 원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송호성 기아 사장은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개최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이같은 중장기 사업 전략을 공개했다.
기아가 밝힌 2030년 글로벌 판매 목표치 419만대(시장점유율 4.5%)는 지난해 발표했던 430만 대보다 11만 대 감소한 수준이다. 올해 판매 목표는 322만 대, 2027년은 375만 대다.
기아는 "2030년 목표 설정은 중국 판매 목표 현실화에 따른 것"이라며 "올해는 중국 내수 시장의 경우 치열한 경쟁환경을 고려해 8만 대로 유지하고 (중국발) 수출은 전년보다 7% 증가한 18만 대로 끌어올리는 등 공장 가동률 향상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 목표는 2030년 미국 101만 대(시장점유율 6.1%), 유럽 77만4000대(5.0%), 인도 40만 대(7.4%), 국내 58만 대(36.3%)다. 송 사장은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현지 생산을 강화해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2030년 친환경차 판매는 전기차 125만9000대를 포함해 233만3000대(56%)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 목표는 지난해 발표 수준(2030년 248만2000대)보다 약 15만 대 감소했고 전기차 판매 목표는 기존 160만 대에서 34만 대 가량 줄었다.
기아는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지속, 지정학적 리스크 증가 등 어려운 대외 경영환경에도 글로벌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아 제공.기아는 2029년까지 5년 간 총 42조 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종전 5개년 계획(2024~2028년 38조 원)보다 4조 원 증가한 수준으로, 기아가 역대 발표한 5개년 계획 가운데 최대 규모다. 대내외 여건으로 중장기 판매 목표를 하향 조정했지만,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번에 제시한 투자금액 42조 원 가운데 미래 사업 투자분은 19조 원이다. 세부적으로 전동화(67%), 소프트웨어 중심차(SDV·9%), 미래항공모빌리티(AAM)·로보틱스(8%), 에너지(5%), 모빌리티(3%) 등으로 나뉜다.
기아는 "(전동화에선) 높은 에너지 밀도, 개선된 저온 성능을 확보한 5세대 배터리를 개발해 전기차 성능을 극대화할 방침"이라면서 "자율주행에선 자체 소프트웨어를 고도화하고 SDV와 연동한 기술을 지속 개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2030년까지 전기차 모델을 15종으로 확대하고 하이브리드는 10종의 라인업을 완성해 99만3000대까지 판매하겠다는 구상이다. 충전 인프라의 경우 2030년까지 국내 1만3000기 이상, 북미 5만 기 이상, 유럽 1만7000기 이상을 구축할 예정이다.
송호성 기아 사장이 9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기아의 중장기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기아 제공.목적기반차량(PBV·화물 또는 승객 운송 등 특정 목적을 위한 맞춤형 차량) 시장에서는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PV5를 시작으로 2027년 PV7, 2029년 PV9을 순차 출시할 계획이다.
판매량은 2030년 유럽 13만3000대, 국내 7만3000대, 기타 4만5000대 등 총 25만 대를 목표하고 있고 모델별로 PV5 13만5000대, PV7·PV9 11만5000대다.
픽업 시장에서는 연평균 8만 대 목표로 시장점유율 6%(북미 지역 제외)를 확보한 뒤 북미에서는 중형 전동화 픽업을 출시해 중장기 연 9만 대 판매와 시장 점유율 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커넥티드카 서비스(CCS)는 내년 말까지 아프리카, 중동, 아태, 중남미 등으로 확대해 총 71개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역별 생산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내놓았다. 국내는 전기차(EV) 개발·생산의 허브 역할을 하고 미국은 중대형 SUV·픽업, 유럽은 중소형 SUV·해치백, 인도는 현지 소형 SUV를 주력 차급으로 맡는다.
송 사장은 "기아는 단순 이동 수단을 넘어 공간을 혁신하고 시간을 가치 있게 만드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다"며 "앞으로도 내실을 강화하고 자동차 시장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중장기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브랜드의 발전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