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영업이익 반토막에 대표는 공석… 한국IBM, 공공 클라우드 사업 시작도 못하고 포기?
||2025.04.10
||2025.04.10
지난해 한국IBM(미국 IBM의 한국법인)의 영업이익이 절반으로 줄었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은주 전 대표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3개월 넘게 대표 자리도 공석인 상황입니다. 한국IBM이 실적 악화와 리더십 공백으로 갈팡질팡하는 사이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같은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공공 클라우드 경쟁에서도 뒤쳐지고 있습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온 한국IBM의 2024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영업이익은 234억원으로 전년(496억원) 대비 약 53% 감소했습니다. 순이익도 급감했습니다. 한국IBM의 2023년 순이익은 507억원이었지만, 작년에는 80억원의 순손실을 냈습니다. 한국IBM의 지난해 매출은 5925억원으로 전년(5585억원)과 비교해 6%가량 늘었습니다. 매출은 증가했는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이유에 대해 한국IBM 측은 노코멘트했습니다.
업계는 한국IBM이 고환율 영향으로 스토리지, 서버 등 하드웨어(HW) 수입원가가 올라 지난해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추정합니다. 지난해 한국IBM의 외화환산손 및 외환차손 규모가 167억원에 달했기 때문입니다. 2023년에는 외환환산손 및 외환차손 규모는 23억원에 불과했지만 1년 만에 7배 이상 오른 겁니다. 지난 2008년에도 한국IBM의 매출이 늘었는데, 적자를 기록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 때도 원인은 고환율이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당시 한국IBM은 고객사 반발을 우려해 가격인상을 제때 적절한 수준으로 하지 못했고, 결국 적자를 키웠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은주 전 한국IBM 대표가 올해 1월 초 돌연 사임하면서 세 달 넘게 대표직이 공석인 상태입니다. 작년보다 환율이 더욱 치솟은 상황에서 리더십 부재라는 악재까지 겹친 겁니다. 국내 하드웨어 제품 가격 인상에 대한 신속한 의사 결정에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리더십 부재는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도 한국IBM의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AWS, MS, 구글 등 경쟁사들은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 진출을 위해 이미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획득을 마쳤지만, 한국IBM은 아직 감감 무소식입니다. 업계 안팎에서는 대표 공석 장기화로 아직 클라우드 보안인증 신청조차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시각이 적지 않습니다. 한국IBM은 국내 민간 클라우드 시장에서 AWS, MS, 구글에 밀려 시장점유율이 1% 안팎에 불과합니다.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서 얻는 이익이 크지 않기 때문에 시장 진출을 포기한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일각에선 챗GPT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의 발달로, 향후 한국IBM의 주요 매출원 중 하나인 컨설팅 사업 부문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됩니다. 고객사인 국내 기업들이 컨설팅을 맡기는 대신 챗GPT를 활용해 문제 해결에 나서는 사례가 많아지면 컨설팅 사업 수요가 줄어들 것이라는 예상입니다.
류종기 서강대 지식융합미디어대학 겸임교수는 “IBM 본사 차원에서 리스크를 관리하고 한국 시장에서 신사업 투자를 늘려야 하는데 손을 놓고 있다. 이는 한국IBM의 매출이 IBM 미국 본사의 1%도 채 되지 않을 정도로 미미하기 때문에 관심이 없는 것”이라며 “과거에 AI와 클라우드 사업이 잘 나갔던 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두 사업 모두 쪼그라들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서버 등 하드웨어 판매로 그나마 버티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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