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뺐기고 판매실적 줄더니… 매출액도 ‘뚝’ 떨어진 벤츠
||2025.04.07
||2025.04.07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한국 수입차 업계의 대표주자인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의 예사롭지 않은 행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판매실적이 전년 대비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며 라이벌 BMW코리아에 2년 연속 판매 1위 자리를 내주더니, 줄곧 지속돼온 실적 성장세 또한 꺾였다. 거침없던 ‘고공행진’에 빨간불이 켜진 가운데, 올해는 어떤 행보를 이어가게 될지 주목된다.
◇ 8조 육박했던 매출액, 5조원대로… 사상 초유 추락
5조6,882억원. 벤츠코리아가 지난해 기록한 매출액이다. 상당한 규모지만, 전년도 매출액에 비하면 감소세가 뚜렷하다. 2023년엔 8조원에 육박하는 7조9,375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바 있다. 1년 새 28.33% 줄어들며 2조2,000억원의 매출액이 증발했다.
매출액이 급감하면서 영업이익도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벤츠코리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1,575억원으로 전년 대비 34.17% 줄었다.
이 같은 실적은 그간의 성장세가 완전히 꺾였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벤츠코리아의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감소세를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4년 전인 2020년에도 연간 매출액이 전년 대비 줄어들었다. 다만, 당시엔 5조4,377억원에서 5조3,382억원으로 줄어들어 감소폭이 1.83%에 그쳤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라는 외부적 요인에 의한 것이기도 했다.
2020년 잠시 주춤했던 것을 제외하면 벤츠코리아의 성장세는 뚜렷하고 거침없었다. 2013년 1조3,000억원대였던 연간 매출액이 2014년 2조2,000억원대, 2015년 3조1,000억원대로 껑충껑충 뛰었다. 이후에도 2017년 4조원, 2019년 5조원, 2021년 6조원, 2022년 7조원을 돌파했다. 이와 함께 2016년부터 2022년까지 7년간 국내 수입차 업계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기도 했다. 그야말로 ‘벤츠 천하’였다.
그간의 성장세만큼이나 가팔랐던 벤츠코리아의 실적 추락은 예고된 일이었다. 벤츠코리아는 지난해 연간 판매실적이 6만6,400대에 그치며 전년 대비 13.4% 감소했다. 2022년 8만976대로 정점을 찍었던 것이 2023년 7만6,697대로 5.3% 감소하더니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판매실적이 1만대 줄어들면서 급격한 실적 추락을 마주한 것이다.
이는 라이벌 BMW코리아의 행보와 온도차가 크다. BMW코리아 역시 최근 2년 연속 판매실적이 감소했으나 감소 폭은 벤츠코리아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다. 2022년 7만8,545대였던 것이 2023년 7만7,395대로 1.46%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다시 7만3,754대로 4.7% 감소했다. 실적 측면에서도 2023년 6조1,066억원이었던 것이 지난해 5조9,918억원으로 1.87% 줄었을 뿐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올해 들어 반등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1분기까지 1만5,215대의 누적 판매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1.93% 증가한 수치다.
신차 출격도 대거 앞두고 있다. 상반기에는 중형 SUV G클래스의 첫 전기차 모델인 ‘G580 위드 EQ 테크놀로지’의 일반 모델 출시가 예정돼있고, 그밖에도 7~9종의 신차 출시가 예상된다.
다만, 경기침체 지속과 지난해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의 후폭풍 등은 넘어야 할 산으로 지목된다.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는 ‘1위’를 연거푸 빼앗기며 자존심을 구긴 데 이어 실적까지 크게 흔들린 벤츠코리아가 올해 곧장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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