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장 뚫은 외산 클라우드 빅3… 토종 기업 어쩌나
||2025.04.06
||2025.04.06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에 이어 아마존웹소프트(AWS)까지 클라우드 보안인증(CSAP) ‘하’ 등급을 취득함에 따라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CSP) 3사가 모두 국내 공공 클라우드 시장에 진출할 수 있게 됐다. 미국이 CSAP를 ‘무역장벽’으로 거론한 이상 외산 클라우드의 공공 분야 진출은 당연한 흐름이라는 전망이다. 그나마 공공시장에 의지해온 국내 업체들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AWS는 지난 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으로부터 CSAP ‘하’ 등급 인증을 취득했다. CSAP 인증은 정부 및 공공 기관에 안전성 및 신뢰성이 검증된 민간 클라우드서비스를 공급하기 위한 제도다.
빅테크 3사가 취득한 ‘하’ 등급은 논리적(가상) 망 분리가 필요한 등급이다. 정보통신(IT)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소프트웨어(SW) 기업 연합체(BSA)는 ‘상’·’중’ 등 상위 등급까지 허용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기도 했다. 상위 등급들은 물리적 망 분리 등 보안인증 평가 기준이 보다 까다롭다.
설상가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한국의 공공분야 CSAP를 ‘무역장벽’으로 판단하고 있다. 미국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1일(현지시각) 발표한 국가별 무역장벽 보고서(NTE)를 통해 “CSAP는 한국의 공공 부문에 진출하려는 외국 CSP에게 상당한 장벽”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최근 발간한 ‘2024년 클라우드 산업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클라우드 기업 2389개의 총 매출은 7조395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5조8409억원 대비 26.6% 증가한 수치다.
특히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개발할 때 사용되는 멀티 클라우드의 구성은 국산이 33.7%, 외산이 66.3%로 약 두 배의 비중 차이를 보였다. SaaS는 클라우드 시장 성장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SaaS 개발 시 외산 서비스형 인프라(IaaS)를 사용하는 이유(복수응답)로는 ▲서비스 안정성(72%) ▲최신 기술 구현 환경 제공(41.6%) ▲기업의 브랜드 및 신뢰성(33.7%) 등이 응답됐다.
이미 민간 클라우드 시장은 글로벌 빅3 기업이 지배 중이다. 과기부의 ‘2023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기준 해당 시장 점유율(복수응답)은 AWS가 60.2%로 가장 높았고 ▲MS 애저(Azure) 24% ▲구글 GCP 19.9% 등이 뒤를 이었다. 국내 클라우드 기업 중에는 그나마 네이버클라우드(20.5%)가 두 자릿수 점유율을 차지했으며 KT클라우드(8.2%)와 NHN클라우드(7%)는 한 자릿수에 그쳤다.
2023년 과기부가 CSAP를 등급별로 차등화하기 전까지 공공 클라우드 시장은 국내 CSP가 지배하고 있었다. 다만 이 또한 KT클라우드·네이버클라우드·NHN클라우드 등 상위 3사가 80%를 점유하는 등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CSAP가 무역장벽으로까지 거론된 이상 해외 CSP의 국내 시장 진출을 막을 방법은 없다는 의견이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대형 CSP 간 공공 클라우드 주도권 경쟁으로 국내 중소·중견 CSP들의 설 자리는 더욱 좁아질 거로 보고 있다.
클라우드 업계 한 관계자는 “외국 CSP들이 국내에 진출하면 국내 기업들이 힘들어지는 건 사실이지만 들어오지 못 하게 할 명분은 없다”며 “현재로서는 국내 CSP들이 영향력을 키우자는 정도의 논의만 오간다”고 말했다.
김경아 기자
kimka@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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