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강행에 이어 내주 상호관세 발표까지 예정돼 한국과 일본 자동차 기업 주가가 연이틀 급락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자동차 관세 쇼크가 아시아 시장을 또 강타하고 있다.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안전자산인 금값은 또다시 신고가를 썼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자동차에 대한 25% 관세 방침을 공식화한 여파가 이어지면서 28일(현지시간) 한국과 일본 자동차 기업 주가가 연이틀 급락했다. 사진은 27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들에 세워져 있다. ⓒ연합뉴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서 현대차 주가는 전일 4.28%에 이어 이날 3.53% 급락, 대미 투자 발표 호재 속에 26일까지 4거래일 연속 올랐던 상승분을 거의 모두 반납했다. 기아 주가도 전일 3.45%에 이어 2.66% 떨어졌다.
일본 자동차주의 하락 폭은 더 커졌다. 이날 도요타(-4.53%)·혼다(-2.71%)·닛산(-3.90%) 주가도 일제히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미국 정규장 마감 후 모든 수입산 자동차 및 핵심부품에 대해 4월 2일부터 25% 관세를 적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외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가 영구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25% 관세는 수입 승용차 (세단, SUV, 크로스 오버, 미니 밴, 화물 밴) 및 경량 트럭뿐만 아니라 주요 자동차 부품(엔진, 트랜스미션, 파워 트레인 부품 및 전기 구성 요소)에도 적용된다.
이에 따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라 무관세로 미국에 자동차를 수출해온 한국 등의 타격이 예상되며, 해외에 생산 기지를 둔 미국 기업 역시 관세의 직접적 영향권에 든 상태다.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업체들은 일단 경쟁력 유지를 위해 비용 절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차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들여오는 자동차 부품까지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어서 비용 절감 전략에는 한계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현대자동차그룹은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 달러(약 30조8천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투자해 미국 내 생산량을 늘리고 공급망을 강화하겠다고 최근 발표했으나, 일본 업체들은 일단 대규모 대미 투자 증액에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 주요 반도체주도 줄줄이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 삼성전자가 2.59% 내렸으며 SK하이닉스(-3.72%)도 하락해 20만원선을 내줬다. 삼성바이오로직스(-0.94%), 셀트리온(-2.26%), KB금융(-1.87%) 등도 하락했다. 일본 도쿄일렉트론(-3.43%)·어드반테스트(-2.69%), 대만 TSMC(-0.63%) 등 주가도 약세였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닛케이·-1.80%)를 비롯해 대만 자취안 지수(-1.59%)가 동반 하락했다. 자취안 지수는 지난해 9월 이후 최저 수준이다.
이날 국내 증시는 오는 31일 공매도 재개와 내달 2일 미국 상호관세 부과를 앞두고 경계감이 커지며 하방 압력을 받았다. 이날 코스피는 전장보다 49.17포인트(1.89%) 내린 2,557.98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도 전장보다 13.73포인트(1.94%) 하락한 693.76에 거래를 마치며 지난 1월 2일(686.63) 이후 약 3개월 만에 종가 기준 700선을 내줬다.
금 가격은 다시 한번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면서다.
금 현물 가격은 한국시간 이날 오후 한때 온스당 3,082.08달러로 신고가를 경신하며, 3,100달러선에 한 발 더 다가갔다. 한국시간 오후 4시 4분 기준 금 현물 가격은 전 거래일 대비 0.9% 오른 3,084.7달러 정도다. 금값은 4주 연속 상승 중이며, 올해 들어서만 17.5% 올라 분기 기준 1986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금은 전통적으로 경제·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헤지 수단으로 여겨지며 저금리 환경에서 가격이 오르는 패턴을 보였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금 목표가를 3,300달러로 상향 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