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美 120만대 생산체제…관세 리스크 넘을까?
||2025.03.27
||2025.03.27
[서울=뉴시스]이창훈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산 자동차에 대해 25% 관세 부과를 공식화하면서, 한국 완성차 업체들의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현대차그룹이 선제적으로 미국에서 연간 120만대 생산 체제 구축을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서며 관세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일각에선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210억 달러(약 31조원) 투자를 결단한 만큼,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유예 조치를 내릴 수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집무실에서 수입산 자동차와 경트럭에 25% 관세를 부과한다는 내용의 포고문에 서명했다. 내달 2일부터 관세를 발효하고, 3일에는 실제 징수에 나선다.
◆현대차, 美서 100만대→120만대로 늘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압박이 커지는 가운데,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연간 생산 규모를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특히 향후 연간 120만대 생산 체제를 구축해 관세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소재 '현대자동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의 준공식을 열고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연간 30만대를 생산하는 HMGMA 가동으로 기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연간 36만대), 기아 조지아 공장(연간 34만대) 등과 함께 100만대 생산 체제를 완성했다.
현대차그룹은 특히 HMGMA에서 전기차를 만들며 미국 전기차 생산 규모를 더 늘릴 예정이다. 미국에서 성장세인 전기차를 바로 현지에서 생산해 향후 관세 리스크 자체를 없앤다는 전략이다. 이후 내년부터 HMGMA에서 하이브리드 모델도 함께 생산해 미국 관세 정책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이다.
현대차그룹은 미국에서 연간 120만대 생산 체제 확보를 위해 총 86억 달러를 투입한다.
HMGMA 생산 규모를 30만대에서 50만대로 늘리고, 기존 미국 공장 고도화를 꾀한다. 현대차그룹의 지난해 미국 생산 규모가 71만대 수준이란 점을 고려하면, 기존보다 생산량을 70% 더 늘리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투자 결단에 '관세 유예' 기대감도
일각에선 현대차그룹이 2028년까지 미국에 210억 달러 투자하기로 결단한 만큼, 실제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여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향후 우리 정부가 현대차그룹의 선제적인 미국 투자를 협상 카드로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 유예를 끌어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HMGMA 준공식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 이후 협상 국면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은 "4월 2일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 발표가 예고된 만큼, 그 이후가 더 중요한 시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관세 발표 이후에 개별 기업과 정부 모두 계속 협상을 주도적으로 해나가야 한다"며 "그때부터가 이제 시작이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GM, 또 철수 우려 커지나
현대차그룹처럼 미국 관세 정책에 적극 대응하는 전략과 달리 미국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의 한국사업장(한국GM)은 미국 관세 영향에서 피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한국GM은 사실상 미국 사업에 의존해 관세 여파가 상당할 수 있다. 한국GM의 지난해 판매량에서 미국 판매량이 차지하는 비중은 83.8%다.
다만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해도 한국GM이 당장 철수를 검토할 가능성은 낮다는 진단이다.
한국GM은 2023년 영업이익 1조3502억원을 달성하는 등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어, 급진적으로 철수를 검토할 이유가 없다. 한국 정부와 트럼프 정부와의 협상을 통해 관세 피해를 최소화하는 돌파구도 마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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