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진희 교수 “팬 콘텐츠가 오리지널 IP 되는 시대” [미래콘텐츠2025]
||2025.03.27
||2025.03.27
“AI 기술이 팬덤과 만나 콘텐츠 생태계의 질서를 근본부터 바꾸고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콘텐츠 제작 진입장벽을 낮춥니다. 팬덤이 AI로 창작한 콘텐츠는 원작 이상의 영향력을 가질 수 있는 구조가 됐습니다. 실제 ‘해리포터’를 너무 좋아하는 팬들이 ‘섀도우 헌터스’라는 팬픽을 만들었는데 그 팬픽이 ‘섀도우 헌터스’라는 오리지널 영화로 만들어졌습니다.”
유진희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교수는 27일 IT조선이 개최한 ‘2025 대한민국 미래 콘텐츠 콘퍼런스’에서 이 같이 말했다. 조선미디어그룹 디지털전환 전문 매체 IT조선이 개최한 2025 대한민국 미래 콘텐츠 콘퍼런스는 잘 만든 콘텐츠의 비즈니스 활용 방안을 다루는 행사다.
유진희 교수는 AI와 팬덤이 콘텐츠 생태계의 질서를 근본부터 바꾸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팬덤은 이미 여러 가지 방식으로 콘텐츠를 재생산해왔다. 여기에 AI 기술이 발달하면서 창작의 문턱이 낮아졌고 인터넷과 SNS를 통해 팬덤이 생산한 콘텐츠가 쉽고 빠르게 영향력을 얻게 됐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유진희 교수는 “몇 년 전만 해도 모두가 유튜브와 넷플릭스의 성장을 이야기했다면 요즘은 다들 AI를 이야기한다”며 “콘텐츠가 AI와 맞물려 양적으로 팽창하고 있는 가운데 질적으로도 성장하면 콘텐츠 경쟁은 더 심화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콘텐츠 팬덤은 과거 팬픽, 팬아트처럼 오늘날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기 전부터 다양한 콘텐츠를 생산해 왔다. 종류도 다양하다. 소설은 팬픽(Fan Fiction), 그림은 팬아트(Fan art), 잡지 형태의 출판물은 팬진(Fanzine)·팬매거진·동인지, 의상과 역할을 따라하는 코스프레(코스튬 플레이) 등이 팬덤의 콘텐츠 생산 사례다.
이런 활동은 팬덤이 단순 콘텐츠 소비자를 넘어 생산자가 되도록 했다. 영화 ‘섀도우 헌터스’, ‘브리짓 존스’, ‘애프터’는 팬 콘텐츠에서 시작돼 상업용 오리지널 IP가 된 사례로 꼽힌다. 유 교수는 ‘해리포터’의 팬픽으로 시작한 ‘섀도우 헌터스’로 발전했다고 설명한다. ‘브리짓 존스’는 ‘오만과 편견’을 오마주한 작품이다. 영화 ‘애프터’는 영국 보이그룹 ‘원디렉션’의 팬픽을 바탕으로 제작된 시리즈다.
유진희 교수는 “예전에는 팬덤이 만든 콘텐츠라고 해도 정말 창작 기술이 있는 사람만 만들었다면 이제는 AI가 발전하면서 영상도 쉽게 만들 수 있게 됐다”며 “팬덤 콘텐츠가 그 자체로 새로운 IP가 될 수도 있는데 점점 많은 사람이 쉽게 창작하게 되고 품질도 좋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넷플릭스와 유튜브라는 21세기의 혁신적인 플랫폼을 이미 경험한 이들이 자신의 취향에 맞게 콘텐츠를 분석해서 추천해 주는 걸 보면서 결집·강화된 팬덤이 AI를 활용해서 다시 한번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고 그걸 확산시킬 수 있는 시대다”라며 “그렇게 확산된 팬덤의 콘텐츠가 인기를 얻어 다시 한번 그 자체로 원천 IP가 되고 그 원천 IP를 바탕으로 기획·제작이 이뤄지는 흐름 속에 AI와 팬덤이 만나 콘텐츠 유통 방식이 크게 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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