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벤츠·폭스바겐’ 독일차 3사의 위기…‘중국 늪’에 빠진 명가들
||2025.03.18
||2025.03.18
[더퍼블릭=이유정 기자] 독일 자동차 산업이 심각한 위기에 직면했다. BMW, 메르세데스-벤츠, 폴크스바겐그룹 등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3사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의 급격한 변화와 전기차 전환 실패가 맞물린 결과로 분석하고 있다.
18일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BMW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7.7% 감소한 7억7000만 유로를 기록했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그룹도 각각 30.8%, 15.1%의 영업이익 감소를 보였다.
BMW는 중국과 독일에서의 판매 부진, 브레이크 문제 등의 영향으로 2024년 순이익이 3분의 1 이상 감소한 76억8000만 유로에 그쳤다. 이로 인해 BMW 주가는 4% 하락하며 독일 DAX 지수에서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기록했다.
이러한 실적 부진은 BMW뿐 아니라 폭스바겐과 벤츠도 동일하게 겪고 있는 문제다. 독일 3사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 판매 부진이 지속되는 가운데, 전동화 전환에 따른 비용 증가와 전기차 판매 둔화까지 겹치며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다.
폭스바겐은 15년간 유지했던 중국 내수 판매 1위 자리를 2023년 BYD(비야디)에 내줬고, 지난해에도 2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벤츠의 지난해 중국 판매량은 68만3000대로 전년 대비 7% 감소했으며, BMW도 71만4530대를 판매하며 13.4%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이 전기차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된 것이 독일차의 부진을 초래한 주요 요인이라고 분석한다. 중국 자동차 시장에서 전기차 판매 비율은 2021년 13%에서 2023년 40% 수준까지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독일차 3사는 내연기관 중심의 기존 전략을 고수하며 전기차 시장 변화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했다. 이로 인해 중국 소비자들이 점점 더 자국 브랜드의 전기차를 선호하게 됐다.
독일차, 중국 의존 줄여야...대안은?
독일 3사는 유럽과 북미, 기타 아시아 시장에서는 여전히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게다가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추가 관세 부과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되면서, 미국의 관세 부과 방침 역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도 독일차 3사는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폭스바겐은 중국 내 기술 연구소를 설립해 현지 소비자 맞춤형 전기차 개발을 강화하고 있으며, 벤츠는 중국의 허사이(Hesai)와 협력해 자율주행 부품 ‘라이다(LiDAR)’를 사용한 스마트카를 개발하기로 했다. 하지만 독일 자동차 기업들이 중국산 부품 의존도를 높이는 것은 또 다른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아울러 독일차 3사는 전통적으로 유럽 시장에서 강세를 보였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경제 회복이 지연되면서 내수 시장마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독일차의 고급 브랜드 특성상 신흥국 시장 진출이 쉽지 않다는 점도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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