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투피플] "하이브리드 전략으로 ‘양자암호’ 사업 주도…선제적 적용 필수"
||2025.03.18
||2025.03.18
[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보안은 준비에 시간이 많이 드는 작업입니다. 특히 양자암호 기술을 적용하려면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데이터를 평생 안전하게 관리하기 위해서는 선제적인 적용이 필요합니다."
뚫으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의 싸움. 안티바이러스나 아이덴티티 보안 등 포인트 솔루션을 여럿 적용해 시스템을 방어하는 게 일반적인 보안 패러다임이었다. 겹겹이 벽을 쌓은 방어자와 이를 뚫으려는 공격자 간 힘겨루기는 이제까지 보안 기술을 발전시킨 자양분이었다.
하지만 새롭게 등장한 양자컴퓨팅은 보안 패러다임에도 변화를 불러왔다. 양자컴퓨터가 높은 연산 능력으로 기존 암호체계를 무력화하는 탓에 더 진보한 보안 체계가 필요해졌다.
그래서 각광받는게 양자암호 기술이다. 통신업계는 이 양자암호 기술을 미래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점찍었다. 본업인 통신 데이터를 지키는 데 사용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B2B 사업 동력으로 삼는다. SK텔레콤도 마찬가지다. SKT는 2011년 무렵부터 양자암호 기술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양자암호 기술은 크게 양자암호키분배(QKD)와 양자내성암호(PQC)로 구분된다. QKD는 양자 역학 특성을 기반으로 신호를 주고받는 송수신 양방향에서 동시에 양자 암호키를 생성 및 분배하는 기술이다. PQC는 수학적 난제를 활용해 양자컴퓨터가 이를 풀어내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도록 하는 암호화 방식이다.
SKT는 2016년 세계 최초로 QKD를 상용 LTE망에 적용하고, 2019년에는 미국 괌·사이판 이동통신사 IT&E 상용 LTE망에 QKD를 적용하는 등 이동통신망 보안에 양자암호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에는 최신 PQC 표준 알고리즘과 기존 QKD 시스템을 결합한 'QKD-PQC 하이브리드형 양자암호' 제품을 출시했다.
최정운 SK텔레콤 퀀텀(Quantum) 팀장은 디지털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두 가지 보안 기술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양자암호 솔루션을 신속하게 시장에 공급할 수 있게 준비했다"며 "양자암호 보안 제품 적용 커버리지를 확장할 수 있고 비용 효율적이라 네트워크 구간 암호화 솔루션으로 효용성이 높다"고 말했다.
최 팀장은 "QKD는 양자 물리학 특성을 구현하기 위한 특수한 광학 하드웨어가 필요하기 때문에 보안성은 우수하지만 비용이 높고, PQC는 소프트웨어로 구현이 가능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형 제품은 하나의 장비에서 QKD와 PQC가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 암호화로 정보를 보호한다. 하이브리드형 제품을 통해 양자암호 보안 커버리지는 늘리고 비용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게 최 팀장 전언이다. SKT는 현재 공공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부문과 국방, 은행 등 보안 민감성이 높은 분야에 해당 제품 적용을 논의하고 있다.
정부가 AI, 바이오와 함께 양자를 3대 게임체인저로 꼽은 상황이지만 사실 양자컴퓨팅 상용화는 조금 먼 이야기라는 시각이 있다. 양자컴퓨팅 시장이 활짝 열리지 않은 상황에서 양자암호 기술 또한 시기상조라는 지적 또한 존재한다.
하지만 최 팀장은 이러한 편견에 선을 그었다. 최 팀장은 향후 더 큰 부담을 낳기 전 선제적 적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사용하는 수준의 암호 기술이 안전한가 되돌아봐야 한다"며 "특히 정부 기관이나 군, 은행 등은 고객 데이터를 평생 안전하게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반 기업이나 라이트 사용자에게는 양자암호가 과할 수도 있지만 정말 중요한 데이터를 지켜야 하는 기관은 양자암호가 필수라는 뜻이다.
SKT는 앞서 양자암호기술을 반도체에 탑재한 양자암호원칩 'Q-HSM' 제품도 출시했다. 지난해 3월 SKT는 양자 분야 핵심 기술과 부품을 보유한 기업들과 함께하는 연합체 '엑스퀀텀'을 설립한 바 있다.
Q-HSM은 하드웨어 기반 양자난수생성기(QRNG)와 물리적복제방지(PUF) 기술, 소프트웨어 기반 PQC 암호통신기술을 동시에 적용한 양자칩으로, SKT와 엑스퀀텀 멤버사인 케이씨에스가 함께 개발했다.
SKT는 Q-HSM과 QKD-PQC 하이브리드형 양자암호 제품을 두 축으로 B2B 사업 드라이브를 건다. 지난달 미국 양자컴퓨터 기업 아이온큐(IonQ)와 전략적 제휴를 맺은 것도 향후 양자암호 기술 사업에 시너지를 내기 위해서다.
최 팀장은 데이터 보안이 중요한 공공부문에서 먼저 양자암호 기술이 확산돼야 민간 부문도 인식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최 팀장은 "정부가 먼저 나서 양자암호 기술을 적극 권장하고 도입해야 민간도 따라 올 것"이라며 "정부가 (양자암호 기술) 산업화에 더 힘을 기울여 주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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