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도로’ 못 찾는 제네시스 내비게이션… 지도 업데이트 수 개월 지연
||2025.03.17
||2025.03.17
현대자동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소유주들이 내비게이션 이용과 관련해 비판을 쏟아냈다.
제네시스 GV80을 운행 중인 A씨는 제네시스에 탑재된 내비게이션 지도 업데이트가 늦어져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GV80에 탑재된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던 중 세종포천고속도로 구리·안성 구간을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설명에 따르면 해당 도로를 인식하지 못해 속도 제한 단속 구간은 물론이고 정체 구간, 진·출입구 안내 등 내비게이션의 역할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반면 티맵 내비게이션은 정상적으로 해당 고속도로를 인식했다.
A씨는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설명과 어울리지 않는다”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업체에 문의도 했지만 명확한 답변도 얻지 못했다”고 말했다.
세종포천고속도로 구리·안성 구간은 올해 1월 1일 정식 개통됐다. 이를 미뤄볼 때 제네시스는 올해 들어 한 차례도 지도 업데이트를 하지 않았다는 뜻이 된다.
지도 업데이트가 제때 이뤄지지 않는다면 그로 인한 불편함은 고스란히 이용자에게 돌아간다. 실제로 A씨와 같은 출발지에서 목적지로 이동했을 때 해당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총 주행거리는 73킬로미터(㎞)며 시간은 56분이 소요된다. 연료비는 1만950원이다.
반면 제네시스 내비게이션 안내로는 85㎞를 주행해야 하며 시간은 1시간 18분이 소요된다. 연료비 역시 1만2718원으로 2000원가량 높다. 종합하면 GV80의 자체 내비게이션을 이용할 경우 비용, 시간, 주행거리 모두 이점이 없는 것이다.
내비게이션 관련 문제는 A씨만 겪은 것이 아니었다. 제네시스 GV80 커뮤니티에서는 내비게이션 업데이트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소유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유주는 “무선 업데이트가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서비스센터를 방문해 관련 부품을 교체하는 조치를 받았지만 상태는 동일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OTA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아 직접 지도를 다운받아 설치하는 방법을 사용했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진행되지 않았다.
또 다른 소유주는 “제네시스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된 업데이트 시점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대응도 없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브랜드 관계자는 “내비게이션 지도 업데이트의 경우 업데이트 대상 차량이 많기 때문에 서버의 안정성과 차종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이 같은 방식으로 업데이트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오는 4월 중 차종에 따라 순차 업데이트가 진행될 예정이다”고 말했다.
소유주들은 제네시스의 답변이 신뢰도가 떨어진다는 의견이다. 이미 여러 차례 업데이트 예정을 알렸지만 시기를 지키지 않아서다. 또 업데이트가 미뤄지는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는 대응 역시 비판했다.
다수의 소유주들은 내비게이션 지도는 정기적인 업데이트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수시로 도로가 새로 개통되고 있기 때문이 이를 실시간으로 반영해야 이용자 만족도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내비게이션 지도 시스템 변경으로 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제네시스 측은 "지도 변경은 계획하고 있지 않다"며 "현재와 같은 지도 시스템을 사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제네시스와 달리 수입 완성차 업계에서는 ‘한국형 내비게이션 개발’에 적극적이다. 예컨대 볼보자동차코리아는 국내 소비자들의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2년의 개발 기간과 300억원의 비용을 들여 한국 전용 티맵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개발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노력이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판매량 증진에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 외에도 랜드로버, 아우디 등은 티맵 인포테인먼트를 사용하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BMW 코리아는 티맵 오토를 탑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네시스는 적게는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이 넘는 가격의 고급차를 판매하는 프리미엄 브랜드다”며 “그렇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서비스와 편의성을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같은 작은 부분이 브랜드의 신뢰도를 좌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허인학 기자
ih.h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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