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미세먼지… 고령자 치매·입원 위험률 높여
||2025.03.15
||2025.03.15
동장군이 물러가고 따뜻한 기온과 함께 나들이의 계절이 돌아왔지만 미세먼지도 함께 기승을 부리는 봄이 시작됐다.
미세먼지는 육안으로 확인 불가능한 불순물 입자들이 우리 몸 곳곳에 침투해 다양한 건강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를 통해 나와 내 가족의 건강을 지킬 필요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미세먼지는 대기 중 호흡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1군 발암물질이다. 미세먼지는 피부·안과질환을 비롯해 기관지염,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을 일으키고 심지어 폐암 발생률을 증가시킨다.
보통 해외에서는 지름 10μm(PM10) 이하의 먼지를 ‘부유먼지’, 2.5μm(PM 2.5) 이하를 미세먼지로 분류한다. 국내에서는 PM10부터 미세먼지로 간주하고, PM2.5부터 초미세먼지로 보고 있다.
우선 만성질환자와 고령자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 외출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 농도가 10μg/m³ 증가할 때 심장 질환으로 입원할 위험이 전체 인구에서는 0.5% 증가하지만, 65세 이상 노년층에서는 0.7%로 더 높게 나타났다는 연구가 존재한다.
대한치매학회는 미세먼지와 같은 대기오염 물질은 염증 반응과 신경퇴행성 변화를 일으켜 알츠하이머병과 같은 치매를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PM2.5 농도가 높은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치매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어쩔 수 없이 외출을 해야한다면 KF80 이상 등급의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KF80 인증은 평균 0.6μm 크기의 미세먼지 및 감염원 입자를 80% 이상 차단할 수 있는 마스크다.
외출 후에는 즉시 손을 세척하고 평소보다 양치질을 꼼꼼히 해야한다. 알레르기비염 등 이비인후과 질환이 있는 환자는 코 세척이 동반되면 좋다. 미국 알레르기·천식·면역학회(AAAAI)는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미세먼지로 인한 비강 점막 자극을 완화할 수 있다고 보고했다.
미세먼지로 인한 코 자극이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면 전문가와 상의를 통해 항히스타민제, 항류코트리엔제, 점액용해제, 점막수축제, 호르몬 스프레이 등 약물치료가 동반돼야 한다.
또 미세먼지는 눈에 염증과 안구건조증, 눈물샘 손상 등을 유발한다. 콘택트렌즈를 사용한다면 안경 착용이 권장되고, 불가피하게 렌즈를 착용하는 날에는 8시간 이상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외출 후에는 히알루론산이나 카복시메틸셀룰로스 성분의 인공 눈물을 쓰면 눈 표면에 남은 미세먼지와 염증 물질이 세척돼 눈 건강 유지에 도움을 준다.
다만 해당 성분이 무조건 고농도일 필요는 없다. 안과 질환이 있는 환자는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인공 눈물을 추천받는 것이 권장되며, 일반적으로는 점성이 낮은 일반 제품을 사용해도 충분한 안구 세척이 가능하다.
미세먼지는 피부질환도 일으킨다. 모낭보다 작은 크기의 미세먼지가 피부로 침투하면 지루성피부염을 일으킬 수 있고 주름을 촉진시키는 등 악영향을 준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외출 후 곧 바로 샤워를 해 피부 모공에 흡착된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너무 오래 세척하면 피부장벽을 무너트려 보습을 방해할 수 있다. 전문의들은 화장을 하지 않았다면 3분 이내 세안을 추천한다.
미세먼지가 자주 발생하는 봄철에는 호흡기에 좋은 음식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최근 강상무 미국 조지아주립대 의대 교수팀은 홍삼이 미세먼지로 인한 호흡기 질환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를 살펴보면 예방적으로 홍삼을 투여한 군이 호흡기 세포 융합 바이러스만 감염시킨 군에 비해 바이러스 수(viral titer)가 약 45% 낮았다. 더불어 홍삼 투여군은 기관지폐포세척액의 면역세포 CD8+ T세포는 9.24배, CD4 T세포는 약 9.5배 증가해 호흡기 질환 예방 효과가 확인됐다.
이덕철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교수팀은 미세먼지가 유발하는 알러지성 폐염증에 홍삼이 개선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대한의생명과학지에 발표하기도 했다. 이 연구팀은 홍삼이 기관지와 폐포에 염증 물질인 사이토카인을 낮춰 폐염증 등을 예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미세먼지로 호흡기가 민감해졌다면 도라지, 배 등도 추천된다. 도라지는 가래를 없애고 기침을 멎게 하는 효과가 있다. 도라지의 사포닌 성분은 기도의 점액 분비물을 호흡기로 통해 침투하는 이물질을 막는 데 도움을 준다.
대표적인 기관지 과일인 배는 루테올린 성분을 통해 가래와 기침 등 호흡기 증상 완화에 효과적이다. 또한 배는 케르세틴과 수용성 식이섬유가 풍부해 기관지, 폐 등으로 침투하는 이물질을 일부 막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청 관계자는 “임산부·영유아, 어린이, 노인, 심뇌혈관질환자, 호흡기·알레르기질환자 등과 같은 민감군은 특히 미세먼지 노출에 대한 위험이 더 크다”며 “노인은 노화로 인해 면역력이 약하고 아직 진단을 받지 않았더라도 심장·폐질환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미세먼지가 더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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