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수면무호흡증 위험 인지도↓… 전문가들 “양압기 사용 높여야”
||2025.03.12
||2025.03.12
수면 중 호흡이 멈추는 무호흡증은 뇌졸중 등 심각한 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작용하지만 대부분의 국내 환자들이 질병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제대로된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수면무호흡증이 생활 습관 개선 등의 방법으로 근본적 해결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비수술적 치료법인 양압기 사용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필립스코리아는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수면 습관 및 수면무호흡(OSA)에 관한 대국민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필립스코리아가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응답자의 대다수가 수면이 신체건강(85.5%)과 정신건강(84.6%)에 중요한 요소라고 답했지만 정작 주중 평균 수면 시간은 6.4시간에 불과했으며, 수면에 만족하는 비율은 29.5%에 그쳤다.
또 68.6%가 불면증(29.3%)이나 코골이(24.7%), 수면무호흡증(9.4%) 등의 증상으로 수면에 방해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설문 문항 설계와 조사결과 감수를 맡은 김혜윤 국제성모병원 수면의학연구소장 교수는 이날 간담회를 통해 코골이 방치 문제와 수면무호흡증의 심각성, 특히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강조했다.
수면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반복적으로 호흡이 멈추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로 인해 수면 중 산소 공급이 부족해져 심장병과 고혈압, 뇌졸중 등 건강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김혜윤 교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 수는 2018년 4만5067명에서 2023년 15만3802명으로 약 3배 증가했다”며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면 기억력 및 집중력 저하, 스트레스 상승 등이 나타나고 특히 수면무호흡증은 우울증, 불안장애 등 정신 건강 관련 증상과도 연관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골이 증상자의 47.9%는 치료를 시도해본 적이 없고, 시도하는 경우에도 코세척과 같은 소극적 방법 위주였다”며 “하지만 코골이는 수면무호흡증 초기 증상으로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응답자 상당수 71.4%가 수면무호흡증의 치료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었지만, 양압기 치료 요법에 대한 인지도(26.0%) 및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인식(29.7%)은 그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면무호흡증의 대표적인 비수술적 치료방법인 양압기 사용은 수면 중 기도에 일정한 압력의 공기를 지속적으로 보내 기도가 좁아지거나 막히지 않도록 도움을 준다.
김 교수는 “수면무호흡증은 생활 습관 개선과 같은 소극적 방법으로 근본적 해결이 어렵기 때문에 표준 치료법인 양압기 사용 등 적극적 방법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박도현 필립스코리아 수면 및 호흡기 케어 사업부 대표는 “한국은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인식이 낮고 급속한 인구 고령화가 수면무호흡증 환자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국내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저조한 질병 자각 비율과 양압기 사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이번 조사 결과에 따르면 수면무호흡증 환자 대부분은 동거인 또는 배우자를 통해 초기 증상을 인지하며, 본인 스스로 알아차리거나 검진을 통해 발견하게 되는 비율은 낮은 것으로 드러났다.
뿐만 아니라 수면무호흡증을 인지하게 되더라도 59.5%만이 병원을 방문한다고 답했으며, 수면무호흡증 환자 27.7%는 여전히 양압기에 대해 모른다고 응답했다.
이에 필립스 수면 및 호흡기 케어 사업부는 이날 간담회에서 수면무호흡증,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천식 등 다양한 수면·호흡기 질환 치료와 관리에 기여하는 제품을 선보였다.
필립스는 2008년 미국 기업 레스피로닉스를 인수하며 수면 및 호흡기 질환 치료 분야의 사업을 시작했다.
필립스는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지속양압기(CPAP)와 이중양압기(BiPAP), 마스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 통합적인 수면 케어 솔루션을 통해 환자들의 수면 건강 관리를 지원한다.
필립스의 대표 양압기 ‘드림스테이션’은 사용자의 수면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자동으로 압력을 조절해주는 알고리즘을 답재하고 있어 안정적이고 편안한 수면을 돕는다. 수면무호흡증 치료를 위한 양압기 마스크 ‘드림웨어’는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하며 머리위에 튜브가 연결돼 수면 중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능하게 한다.
회사는 수면 건강을 관리하기 위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드림맵퍼’도 제공한다. 수면무호흡 환자 관리 플랩폼 ‘케어 오케스트레이터’는 양압기 사용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해 체계적인 분석 데이터를 제공하며, 이 데이터를 바탕으로 의료진에 정확하고 효율적인 환자 관리를 지원한다.
페르난도 샤한 필립스 수면사업부 APAC 대표는 “한국의 수면 무호흡증 성인 유병률은 약 15.8%다”라며 “이 수치를 현재 대한민국 성인 인구수에 적용하면, 국내에 약 690만명 이상의 잠재적 수면무호흡증 환자가 있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양압기 사용률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앞으로 필립스는 의료 전문가 및 파트너사와의 다양한 협력을 추진해 수면무호흡증의 심각성과 올바른 치료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정확한 진단 치료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