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LCD TV 공세에 전략 바꾼 LG전자… 올레드·QNED ‘투트랙’ 본격화
||2025.03.11
||2025.03.11
“1500달러 이상 전 세계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출하량·매출 1등이 목표다.”
LG전자는 11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2025 LG 올레드(유기발광다이오드)와 QNED TV 신제품 브리핑’을 열고 이처럼 강조했다. 목표 달성을 위해 LG전자는 ‘트레이드 마크’인 올레드 TV뿐만 아니라 프리미엄 액정표시장치(LCD) TV인 QNED TV를 함께 앞세우는 ‘듀얼 트랙’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LG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올레드 TV 위주로 마케팅을 펼쳐왔지만, 중국 브랜드들이 초대형·프리미엄 LCD TV를 앞세워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자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지난해 1500달러 이상 TV 시장에서 LG전자의 점유율은 매출 기준 24.8%로, 삼성전자(50.7%)에 이어 2위다.
올해 LG전자는 올레드 TV를 고급형인 ‘올레드 에보’와 일반형 올레드로 나누고, 42인치부터 97인치까지 업계 최다 라인업을 내놨다. 동시에 QNED TV 100인치 제품을 새롭게 추가, 프리미엄 LCD TV군에서도 40인치대부터 100인치까지 폭넓은 제품을 선보였다.
백선필 LG전자 TV상품기획담당(상무)은 중국 TV 브랜드와의 차별점으로 TV의 ‘뇌’에 해당하는 기술력을 강조했다. 백 상무는 “중국 기업들이 패널 분야에서 헤게모니를 쥐면서 하드웨어 기술력은 상당히 따라왔지만, 독자적인 OS(운영체제)가 없어 TV 구동 제어나 지역 맞춤형 서비스 제공 등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격차가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특히 자체 AI 칩(SoC·시스템온칩)을 핵심 경쟁력으로 꼽았다. 백 상무는 “AI 시대에 독자적인 SoC 기술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영상 재생과 동시에 화질과 음성을 개선하는 AI 업스케일링 기능을 구현하려면 고성능 SoC가 필수적이다.
신제품 올레드 에보에는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최신 AI 칩 ‘알파 11′이 탑재됐고, QNED 에보에는 ‘알파 8′이 적용됐다. 알파 11 프로세서는 TV 화면을 픽셀 단위로 세분화해 기존 올레드 TV보다 밝기를 약 3배 높이고, 색 재현 범위를 확대해 더욱 세밀한 화질을 구현한다.
이런 AI 칩을 기반으로 LG TV에 적용된 AI 기능은 크게 다섯 가지다. 대형언어모델(LLM)과 연동된 AI 챗봇을 활용하면 고객센터에 문의하지 않고도 TV 문제를 손쉽게 해결할 수 있다. 가령 “TV 화면이 너무 어둡다”고 말하면 AI가 문제를 감지하고 화면을 밝게 조정해 준다.
또한 자동으로 사용자가 원하는 화질과 음질을 찾아 맞춰주는 AI 기능이 탑재됐다. 계정별로 맞춤형 화질을 설정해두면 AI가 음성만으로 사용자를 인식해 화면을 바꿔준다. 아울러 사용자가 묻기 전에 AI가 먼저 필요한 기능을 추천하는 서비스와, 드라마 줄거리 등 궁금한 정보를 검색해 제공하는 기능도 탑재됐다. 백 상무는 “국내 판매용 TV에는 챗GPT를 탑재했고, 올 하반기엔 구글 생성형 AI 제미나이를 활용한 새로운 기능이 추가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프리미엄 TV 시장 점유율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온라인 판매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백 상무는 “고가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하는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한국과 브라질에서는 전체 TV의 20~30%가 온라인으로 판매되고 있다”며 “지난해 우크라이나 전쟁 등 시장 악재에도 온라인으로 판매된 올레드 TV 물량이 증가한 만큼, 올해도 소비자가 수용할 수 있는 가격 정책을 바탕으로 온라인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