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톡톡] 상장 대어 맞아?… AI 사업 물음표에 증권사 관심서 멀어진 ‘LG CNS’
||2025.03.11
||2025.03.11
LG그룹의 IT서비스 계열사 LG CNS가 인공지능(AI) 사업을 전면에 내세우며 주가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증권시장의 반응은 여전히 미지근합니다. 글로벌 AI 기업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금융·제조·유통 등 다양한 산업에 AI 솔루션을 적용하고 있지만, IT서비스 업종 자체가 소외받는 가운데 AI 투자만으로 주가 흐름을 바꿀 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입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상장 이후 지속된 하락세를 보였던 LG CNS 주가는 최근 5만원대를 회복하면서 반등 조짐을 보이고 있습니다. 공모가(6만1900원)보다 25% 하락하며 지난달 28일 장중 4만6500원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지난 7일 기준 5만1200원까지 회복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공모가 대비 손실 구간이 크고, 시장의 기대를 받는 다른 AI 관련 종목들과 비교해 반등 속도가 더딘 상황입니다.
주주들 사이에선 상장 이후 기대보다는 실망감이 더 크다는 반응입니다. 한 주주는 “공모주로 시작했는데 물려 있다. 2차 추매 후 수익 전환 중이지만 정이 떨어져 다음 주엔 팔아야겠다”고 토로했습니다. 또 다른 주주는 “외국인과 기관이 들어오기 시작했으니 기다려볼 만하다”며 장기적인 회복을 기대했지만, “연기금이 꾸준히 매수하고 있으니 그 타이밍에 맞춰 대응하면 된다”는 식의 냉정한 전략을 택하는 투자자도 적지 않습니다.
상장 직후 주가 부진은 예견된 흐름이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IPO(기업공개) 당시 100대 1이 넘는 경쟁률과 21조원의 증거금을 기록하며 ‘대어’로 기대를 모았지만, 결국 IT서비스 기업이라는 본질적인 한계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특히 맥쿼리PE의 구주매출 부담(28.49%)과 기관투자자의 의무보유 미확약 물량이 많아 매도세가 지속된 점도 악재로 작용했습니다. 또한 LG CNS가 AI를 내세우고 있지만, 기존 사업과의 연결성이 불명확하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회의감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LG CNS는 상장 직후 AI 사업 확대와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 발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10일 캐나다 AI 기업 ‘코히어(Cohere)’와 국내 최초로 ‘에이전틱 AI’ 파트너십을 체결했습니다. 지난 4일에는 아마존웹서비스(AWS)와 ‘생성형 AI 협력 조직’을 출범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LG CNS의 기존 사업 모델과의 시너지 여부와, 직접적인 수익 창출 모델로 이어질 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합니다. 단순 기술 협력 수준에 불과하고, 결국 빅테크 하청 역할에 머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LG CNS는 AI 서비스를 위한 인프라 확장도 추진 중이지만 시장의 반응은 차갑습니다. 지난달 13일 델 테크놀로지스와 AI 인프라 협력 MOU(양해각서)를 체결하고, AI 데이터센터 구축도 진행 중입니다.
하지만 이 역시 경쟁사들도 이미 뛰어든 영역이며 차별성이 크지 않다는 점이 문제입니다. 금융 AI 시장 공략 역시 NH농협은행, 신한카드 등 여러 프로젝트를 수주하고 있지만, 단순 SI(시스템 통합) 사업의 연장선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이에 LG CNS는 현재 AI 전략 강화를 위한 조직 개편과 인재 영입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최근 베인앤컴퍼니 출신 AI 컨설팅 전문가 민세훈 전무를 영입하고, AI클라우드사업부를 신설하기도 했습니다.
증권사들은 아직까지 신중한 태도를 유지 중입니다. 상장 초기인 만큼 공식적인 투자 의견을 내놓지 않고 있으며, AI 사업이 실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지는 지를 확인한 뒤 전망을 내놓겠다는 분위기입니다.
보통 대형 IPO 기업들은 상장 이후 주요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분석 보고서를 내놓지만, LG CNS는 상장 후 한 달이 넘도록 증권사 리포트가 단 1건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LG CNS가 AI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지만, 경쟁력과 수익성 측면에서 뚜렷한 강점을 보여주지 못하면 주가 반등이 제한적일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기대감보다는 검증이 필요한 단계”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