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선점 속도… “올해 본격 상용화”
||2025.03.10
||2025.03.10
중국 로봇 제조업체들이 차세대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선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비텍 등 중국 대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뿐만 아니라 투자 자금을 유치한 현지 스타트업들도 휴머노이드 로봇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기업들도 인력 배치 등 사업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상장사 절반 이상 中 기업”
10일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뛰어든 전 세계 100여개 상장사 중 약 56% 기업이 중국에 본사를 둔 것으로 집계됐다. 로봇 개발뿐만 아니라 로봇을 응용처로 두고 맞춤형으로 제작하는 기업의 45%도 중국에 포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은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 선두 주자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며 “올해 다수 기업에서 대량 양산 및 상용화를 이뤄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시장 개화와 함께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이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마켓앤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20억3000만달러 수준이었던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 규모는 2029년 132억5000만달러(약 19조1886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생성형 AI 기술 등이 휴머노이드 로봇에 적용되면서 교육과 의료, 소매 등의 다양한 산업에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휴머노이드 로봇 산업 육성을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중국 정부는 2027년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는 것을 목표로 17개 정부 부처가 공동으로 로봇 기업과 대학 기관 등이 참여하는 국가 휴머노이드 로봇 생태계 컨소시엄을 구성, 보조금 지급부터 세제 혜택, 민관 연구 협력 등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민간 기업의 자금 투자도 활발하다. 중국 벤처캐피털 시장을 분석하는 IT주지의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1~2월 동안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스타트업들은 20건의 투자 유치를 통해 약 20억위안(약 4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확보했다. 이는 1년 전 4건의 투자 유치에서 발생한 12억위안보다 증가한 수치다.
바이두 등 중국 테크 기업과 휴머노이드 로봇 제조업체 간 협력도 진행 중이다. 중국 대표 휴머노이드 로봇 기업인 유비텍은 자국 최대 검색 엔진 기업인 바이두가 자체 개발한 AI 모델 ‘어니봇’을 휴머노이드 로봇 ‘워커S’에 탑재한다. 애플 협력사이자 세계 최대 위탁생산 기업인 폭스콘도 유비텍과 제품 운송과 분류, 접착, 품질 검사 등에서 휴머노이드 로봇을 상용화하기 위해 공동 실험실을 설립할 계획이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업인 중국 샤오펑도 자율주행 레벨3 수준과 유사한 산업용 휴머노이드 로봇을 내년 양산할 방침이다. 허샤오펑 샤오펑 모터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8일(현지시각)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현재 휴머노이드 로봇은 주로 레벨2 초기 단계에 있지만, 휴머노이드 로봇이 진정으로 상용화되려면 반드시 레벨3 능력, 즉 손과 발, 입, 눈, 뇌가 통합된 능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했다.
◇ 삼성전자·LG전자 등도 휴머노이드 시장 선점 ‘고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가전 기업들도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에서 인력 확보에 나서는 등 경쟁력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인력 40여명을 미래로봇추진단에 배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래로봇추진단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로봇 플랫폼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인수하면서 한종희 부회장 직속 조직으로 신설됐다. 삼성의 해외투자 회사인 삼성넥스트는 글로벌 휴머노이드 업체인 1X 테크놀로지스 등의 투자유치에 참여했다.
LG전자도 휴머노이드 사업 계획을 밝혔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세계 최대 IT 전시회 ‘CES 2025′에서 “가사 로봇, 가사 휴머노이드 등의 컨셉트를 가지고 진행 중인 상황”이라고 밝힌 바 있다. LG전자에서는 최고기술책임자(CTO) 산하 로봇선행연구소가 휴머노이드 선행 기술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로봇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로봇의 두뇌 기능을 담당하는 AI 소프트웨어 분야에서 저변이 부족한 상황”이라면서도 “로봇 제조 등 하드웨어 영역에서는 가전·반도체 등에서 오랜 기간 노하우를 쌓아 강점이 있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