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트리밍 전쟁 [새책]
||2025.03.09
||2025.03.09
글로벌 스트리밍 전쟁
문성길 지음 | 부키 | 464쪽 | 2만9800원
넷플릭스의 2023년 하반기 시청 시간 자료에 따르면 한국어 콘텐츠는 비영어권 콘텐츠 중 9%의 시청 비중을 차지하며 영어 콘텐츠 다음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 가입자 3억 명에 가까운 이용자들이 K콘텐츠를 적극적으로 소비하고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입지를 보장하기엔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현재 넷플릭스의 전체 시청량에서 비영어 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3분의 1 수준이며 그중 K콘텐츠가 차지하는 비율은 3% 정도에 불과하다. 더욱이 K콘텐츠는 스페인, 멕시코, 영국, 일본, 인도 등 글로벌 콘텐츠 거점국가들과 경쟁해야 하며 빅테크 기업들이 구축한 스트리밍 플랫폼들과도 맞서야 하는 상황이다. 2023년까지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시청한 비영어 콘텐츠 상위 20개 중 한국 작품은 4개였지만 스페인 작품이 7개로 더 많은 점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새책 ‘글로벌 스트리밍 전쟁’은 이러한 치열한 경쟁 속에서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한 전략을 심층적으로 분석한다. 책은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변화, K콘텐츠가 직면한 위기와 기회, 그리고 생존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20세기 동안 글로벌 영상 산업은 헐리우드가 주도해왔다. 디즈니, 맥스, 피콕, 파라마운트 등 거대 미디어 기업들은 오랜 시간 시장을 지배해 왔지만 넷플릭스가 등장하며 판도가 바뀌었다. 2008년 당시 넷플릭스 CEO 리드 헤이스팅스는 “스트리밍 서비스는 방송 시장에서 몇 방울의 물에 불과하다”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불과 십여 년 만에 넷플릭스는 영화 제작, 배급, 방송까지 위협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이제는 글로벌 TV, 새로운 문화 제국의 탄생을 예고하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저자는 K콘텐츠가 자동차, 반도체처럼 세계 무대에서 품질로 승부하는 대표적 한국산 제품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K콘텐츠 산업은 이미 30년 이상의 축적의 시간을 거쳤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이려면 전략적인 도약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책은 전반부에서 스트리밍 시장의 글로벌 전개 과정을 정리하고, 후반부에서는 K콘텐츠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실질적인 조언과 정책적 제안을 담고 있다. K콘텐츠 고도화를 위해서는 콘텐츠 창작 인프라 강화, 인재 육성, 글로벌 소비 시장 확대, 장기적 관점의 정책 지원이 필수적이다.
현재 글로벌 스트리밍 시장은 각국의 콘텐츠 강국과 빅테크 기업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콘텐츠 세계대전’ 상태다. ‘글로벌 스트리밍 전쟁’은 영화와 드라마 마니아부터 콘텐츠 업계 종사자들까지 K콘텐츠의 미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깊은 통찰을 제공할 것이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