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삼성·현대차·CJ ‘韓대기업 출신 사외이사’ 이례적 줄선임 왜?
||2025.03.07
||2025.03.07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올해 현대자동차·삼성·CJ제일제당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출신 인물을 사외이사 후보로 올리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통상 국내 대기업들이 권력기관 출신 고위공무원이나 교수들을 사외이사로 선호했던 것과 다른 기조여서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24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조현근 전 풀무원샘물 대표이사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을 올린다.
조 전 대표는 1988년부터 2007년까지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 아시아 총괄을 맡았으며, 2009년부터 2016년까지 글로벌 주류기업 디아지오에서 마케팅·신제품개발 이사, 아시아태평양·일본 대표이사 등을 역임했던 인물이다.
이외에도 정창국 전 에코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도 사외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정 전 CFO는 지난해까지 에코비트 CFO로 재직했으며 이전까지 ADT캡스 CFO, 아쿠쉬네트코리아 CFO·최고운영관리자(COO), 프록터앤드갬블(P&G) 아시아본부 재무매니저 등을 역임한 '재무 전문가'다.
롯데웰푸드는 오는 25일 정기주총에서 김도식 전 현대자동차 기획조정실 최고마케팅책임자(CMO) 실장과 손은경 전 CJ제일제당 식품마케팅 본부장을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한다.
김 전 실장은 앞서 현대자동차 인도법인 대외협력담당을 역임했으며, 현재 현대자동차 자문을 맡고 있다.
손 전 본부장은 삼성물산 CMO, 서울시립교양학단 대표이사 등을 지냈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 출신 박찬주 DKSH 퍼포먼스머터리얼코리아 대표를 사외이사로 신규 선임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CJ제일제당 식품사업부 상무와 베트남 법인 CEO를 맡았으며,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아미코젠 헬스케어본부장 부사장을 지냈다.
롯데그룹 주요 계열사들이 대기업 출신 사외이사를 영입하는 것은 업계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은 인물들을 통해 이사회에 다변화를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전까지 주요 기업들이 판검사 등 법조계 인사나 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금융감독원 등 주요 권력기관 출신 인물, 또는 대학교수를 주로 사외이사로 선임했던 것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재계에서 사외이사가 더 이상 '거수기' 역할에 국한되지 않고, 적극적으로 경영에 참여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며 "관련 사업군에 몸담았던 인물들을 이사회로 영입한다는 것은 다양한 업계 의견을 듣고 경영적 판단을 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