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검색 판도 바꾼다…카카오 ‘다음’ 몰락 속 MS '빙' 부상
||2025.03.07
||2025.03.07
[디지털투데이 이호정 기자] 국내 검색 시장이 다시 한번 요동치고 있다. 네이버는 66.41%의 점유율로 압도적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한때 네이버와 함께 국내 검색 시장을 주도해온 카카오 다음의 점유율이 2%대까지 주저앉았다. 대신 그 자리를 마이크로소프트(MS) 빙이 차지했다. 인공지능(AI) 기술 도입 여부가 검색 서비스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로 떠오르면서 시장 판세가 급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웹로그 분석 사이트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국내 검색 시장 점유율은 네이버 66.41%, 구글 26.07%, MS 빙 3.04%, 카카오 다음 2.73%로 조사됐다. 네이트는 0%대까지 하락하며 사실상 검색 시장에서 퇴출된 상태다.
다음의 점유율 하락세는 지난해 12월 3%선이 무너진 이후 3개월 연속 이어지고 있다. 반면 MS 빙은 챗GPT 탑재 이후 점유율을 확대하며 3%대를 기록했다.
네이버, AI 검색과 콘텐츠 생태계 강화로 점율율 끌어 올려
특히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이 6개월 만에 11%포인트 이상 상승했다. 이는 AI 검색 도입과 검색 품질 개선, 그리고 자체 콘텐츠 생태계 강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네이버는 검색 알고리즘을 개선해 사용자 의도에 맞는 결과를 제공하고, 블로그, 카페, 지식인 등의 자체 콘텐츠 플랫폼을 최적화했다. 또한 쇼핑·지도 서비스 역시 국내 이용자의 니즈에 맞춰 발전시켰다.
2023년 3분기 도입한 숏폼 서비스 '클립'은 AI 추천 기능을 활용해 이용자의 관심사에 맞춘 콘텐츠를 제공하며 모바일 검색 이용자들의 체류 시간을 증가시켰다. 네이버는 올해 상반기 검색 서비스에 AI가 검색 결과를 요약해 제공하는 'AI 브리핑'을 도입해 검색 경험을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다음·네이트, AI 검색 경쟁에서 뒤처지며 몰락
반면 다음과 네이트는 AI 검색 경쟁에서 뒤처지며 점유율 하락을 피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9년 만에 모바일 앱을 개편했지만 UI·UX 개선에 집중했을 뿐, AI 기반 검색 서비스 도입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음은 AI 검색 서비스가 부재한 상황으로, 향후 AI 기반 이용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방침이지만 빅테크들이 앞다퉈 도입 중인 AI 검색 기능과 비교해 차별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네이버가 블로그-카페-지식인 생태계를 강화하며 검색 점유율을 높인 것과 달리, 다음은 자체 콘텐츠 플랫폼을 통한 차별화에 실패했다.
한때 국내 검색 시장에서 10%대 점유율을 기록했던 네이트는 현재 0%대로 추락했다. 삼구아이앤씨에 인수된 후 AI 검색 도입을 예고했지만, 네이버와 구글의 양강 체제 속에서 시장 재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AI가 검색 패러다임도 바꾼다
검색 패러다임은 단순 키워드 검색에서 AI 기반 맞춤형 응답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개별 웹페이지 링크보다 AI가 맥락을 분석해 제공하는 종합적인 답변을 선호하는 추세다.
네이버의 'AI 브리핑'처럼 AI가 정보를 요약·제공하는 기능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으로는 챗GPT와 같은 대화형 AI가 검색 시장의 구조 자체를 바꿀 가능성도 있다. AI가 직접 정보를 제공하면 이용자들이 포털을 거치지 않고 AI 플랫폼에서 답을 얻을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 검색 시장은 키워드 중심의 링크 나열에서 사용자 의도를 이해하는 지능형 응답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다"며 "앞으로 검색은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대화형 비서로 진화할 것이며, 이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포털은 시장에서 완전히 퇴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