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트래픽 폭증 속 ‘망 제값 받기’ 글로벌 논의 재확산
||2025.03.05
||2025.03.05
인공지능(AI) 시대 세계 인터넷데이터트래픽이 연평균 30% 폭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동영상 스트리밍에 이어 AI 데이터 폭증이라는 부담이 인프라에 가중되는 것이다. MWC25에 모인 글로벌 통신사들은 이대로 가다가는 망 유지가 곤란할 수 있다며, 정부의 분쟁조정기구 설립 등 AI시대 새로운 차원의 망 공정기여 모델에 힘을 모으자고 결의했다.
4일(현지시간)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고 있는 MWC25에서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는 지난 1일(현지시간) 비공개 정책 그룹(PG)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 참가한 통신사들은 AI 발전으로 데이터트래픽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통신사 네트워크의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AI 네트워크 인프라 투자를 촉진하기 위한 규제 논의에 집중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현재 구글·넷플릭스 등의 동영상 스트리밍은 세계 데이터트래픽의 60%를 차지한다. AI·클라우드가 확산되면 데이터트래픽 폭증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 데이터트래픽은 2026년 월 400엑사바이트(1EB=100만TB)에 이를 전망이다.
문제는 디지털 혁신의 중추인 통신 인프라 역할이 간과되고 있다는 점이다. 사메나 카운실(글로벌 통신산업 협력체) 볼카 알파 의장은 “통신사는 네트워크 확장 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빅테크는 인프라 비용에 직접 기여하지 않고도 인터넷 연결로 인한 수익을 늘릴 수 있다”며 “산업의 단순한 재정 문제가 아니라 지속 가능성, 공정성, 글로벌 연결의 장기적 실행 가능성에 대한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로라 발레린 세레자 EU의회 의원은 “항공 산업이나 통행료를 내는 화물차 등 다른 산업에서는 균형적인 협력 시스템을 갖고 있다”며 “유럽이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선 사업자간 합의가 우선이나, 합의가 가능하지 망 이용대가 관련 중재 절차의 도입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벤 레시너 보다폰 공공정책그룹장은 “네트워크가 사실상 무한 자원처럼 취급되고 있다”면서 “이는 무분별하고 엄청난 트래픽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다폰은 구체적 대안으로 빅테크의 데이터트래픽 최적화, 망 무임승차에 대한 정부 감독 강화, 망분쟁 중재기구 설치 등을 제안했다.
MWC25를 통해 빅테크와 통신사의 망 분쟁시 협상력이 부족한 정부의 중재라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최소한의 '글로벌 컨센서스' 방향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됐다.
국내 통신업계 고위 관계자는 “AI 시대 통신 트래픽 폭증과 인프라 유지에 대해 우리 정부도 관심이 필요하다”라며 “AI는 향후 망 공정기여에서도 중요 이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jis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