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대차, 제네시스 EV 中 현지 생산 추진…"임자 해봤어?" 정주영 도전 정신 무장
||2025.03.04
||2025.03.04
[더구루=윤진웅 기자] 현대자동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가 중국 전기차 현지 생산을 추진한다. 올해를 '제네시스 중국 2.0시대' 원년으로 삼고 故 정주영 현대그룹 선대회장의 도전 정신으로 무장하고 현지 프리미엄 신에너지차(NEV) 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지난 4년간 부진으로 철수설이 도는 가운데 현지 전기차 개발·생산을 통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한다는 계산이다.
◇ 제네시스 EV 3~5년 내 中 현지 생산
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중국 현지 자회사 제네시스모터차이나(GMC)는 향후 3~5년 내 중국 현지에서 전기차를 개발·양산한다. 특히 올해 '제네시스 2.0'를 본격화하고 중국 운전자들의 니즈를 충족하는 현지 전략형 NEV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2.0 시대에 맞춰 현지 쇼룸 운영 방침도 변경했다. 리소스 배분을 최적화하고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베이징과 사천성 성도인 청두 쇼룸을 통합하기로 했다. 이달 말 해 있는 중국의 실리콘밸리로 불리는 광둥성 선전에 새로운 쇼룸도 선보인다.
제네시스의 이번 결정은 중국 전기차 시장에서 BYD 등 현지 업체들과의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발달한 전기차 공급망을 활용하면서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를 통해 시장 입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으로 보인다.
또한 제네시스 이번 현지 전기차 생산 추진은 토요타 프리미엄 브랜드 렉서스를 벤치마킹한 것으로도 분석된다. 앞서 토요타는 지난달 중국 상하이에 렉서스 전기차를 생산하는 공장을 신설한다고 밝힌 바 있다.
◇"임자 해봤어?"…정주영 도전 정신 재무장
GMC는 故 정주영 선대회장의 '임자 해봤어?'로 대표되는 도전 정신을 표방하는 슬로건인 '불발과성 불시특집'(不发過性 不是特集·해봐 특별한 게 없어)을 강조해 눈길을 끌고 있다.
주지앙(Zhu Jiang) 법인장은 최근 브랜드 전략을 발표하면서 "올해 2.0 시대에 진입한 제네시스는 현지 운영 개선을 토대로 3.0시대를 맞이할 준비에 들어갔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임명된 주지앙 법인장은 BMW와 렉서스의 중국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3.0시대는 빠른 성장과 지속가능한 수익성 확보가 골자이다. GMC는 3.0 시대에 앞서 전기차 연구개발(R&D)과 현지 생산 및 제품 기획에 집중하기로 했다. R&D측면에서는 지난해 설립된 현대차 첨단기술연구개발(상하이)(Hyundai Motor Advanced Technology R&D (Shanghai) Co., Ltd.)와 글로벌 디자이너들의 협력을 토대로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한 제품 개발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발달한 전기차 공급망을 활용하기 위한 제네시스의 중국 NEV 현지 생산 결정은 현지화 전략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승용차시장정보연석회(CPCA)에 따르면 GMC는 지난해 중국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서 총 1328대를 판매했다. 이는 전년(1558대) 대비 14.8% 감소한 수치이다. 지난 2021년 중국 재진출 첫해 367대를 판매한 뒤 2022년 1457대, 2023년 1558대를 기록,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경쟁 브랜드 이른바 BBA(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비교할 때 매우 초라한 성적이다. 중국 시장 재진출 이래 누적 손실액은 30억 위안(한화 약 5932억 원)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