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산업 디자이너, AI 시대 ‘산업 디자이너’의 미래를 말하다
||2025.02.27
||2025.02.27
[휴스턴(미국)=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26일(현지시간) 다쏘시스템이 개최한 솔리드웍스 사용자 대상 연례 컨퍼런스 3D익스피리언스월드2025 현장.
세계 3대 산업 디자이너로 불리는 카림 라시드도 기조 연설 무대에 올랐다. 출시 6개월 만에 쓰기 시작해 30년 간 설계툴로 솔리드웍스를 사용해온 라시드는 세상을 바꾸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독창성이 디자인에서 중요하다는 점, AI 및 로봇 기술 진화가 디자이너로서의 일에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생각을 공유해 관심을 끌었다.
산업 디자이너 현장에서 오랫동안 뛰어온 그에게 AI는 하는 일에 이미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고, 앞으로는 더욱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변수다.
그는 "워낙 빠르게 발전하고 있어 AI로 인해 디자인 분야 3~4년 후 미래를 예측하기란 정말 어렵다"면서도 "AI가 지금까지 경험한 것과는 다른 기하급수적인 변화를 몰고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우선 그는 이미지를 생성하고, 이를 3D 기하학적 형태로 변환한 뒤, 빠르게 프로토타입을 만드는 시나리오를 주목했다. 그는 "몇년 안에 이같은 일이 현실화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AI로 이미지를 50개 만든다고 해도 그중 대부분은 만족스럽지 않다. 하지만 가끔은 몇 분 만에 정말 유용한 발견을 하기도 한다. AI로 내 능력을 넘어서는 놀라운 결과물을 만들어낸 경험도 있다. 이런 결과물은 나는 물론 고객들에게도 큰 효과가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AI로 인한 변화는 디자이너 역할에도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이와 관련해 라시드는 확실한 답을 찾은 건 아니지만 AI로 인해 변화가 디자이너 역할과 정체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거부할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있다. 특히 단순한 디자이너가 아니라 문화 편집자나 큐레이터 역할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그는 "나는 고객, 시장, 기술, 그리고 생산에 적합한 결과물을 편집하고 있다"면서 "이러한 관점에서 AI는 작업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앞으로의 변화도 매우 흥미롭고 도전적일 것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AI가 산업 디자인에 많이 활용된다고 해서 디자이너가 갖는 독창성 자체가 필요 없어질 일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그는 "AI는 기본적으로 과거 데이터 기반으로 학습한다. AI가 내 작업을 해석하는 방식은 이미 일어난 일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에 AI가 만들어낸 결과물에도 나의 개성이 여전히 반영된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행사에서 디자이너에서 독창성이 갖는 중량감을 반복해서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디자인은 단순한 스타일링이나 트렌드가 아니다. 디자인은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드는 사회적 행위다.
독창성은 다양한 용도를 갖지만, 라시드가 강조하는 분야는 지속 가능성이다. 그는 "이진법과 마이크로칩, 3차 기술 혁명이 등장한 것은 본질적으로 지구를 구하기 위해서다. 그러려면 물질을 탈물질화해야 하고,생산하는 양을 줄여야 한다. 더 많은 것은 오히려 더 나쁜 삶을 초래할 수 있다"면서 "이제 물질적인 것보다 지적이고 경험적인 가치가 더 중요해지는 시대로 접어들었다. 우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 필요로 하는 것은 마음과 인간 경험, 그리고 인간 관계"라고 강조했다. 전세계적으로 미니멀리즘이 부상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얘기였다.
라시드는 1995년에 솔리드웍스를 처음 사용했고 지금도 계속 쓰고 있다. 그는 "솔리드웍스를 쓴 이후 빠르게 완성하고, 아이디어를 실현하는 데 있어 큰 변화를 경험하고 있다"면서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여전히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