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임 장관 "한미 AI 기술 격차 1년 이상…GPU 부족 큰 걸림돌"
||2025.02.25
||2025.02.25
[디지털투데이 이진호 기자] 정부가 우리나라의 AI 기술력이 세계 최고 수준인 미국과 1년 이상 격차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국내 AI 기술 부흥을 위해 양질의 데이터 확보와 독자적인 파운데이션 모델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상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25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가 개최한 AI 공청회에서 "우리나라는 높은 잠재력이 있지만 AI 최고 선도국 대비 1년여의 기술 격차가 있다"며 "유럽에 비해서도 뒤처지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가 인용한 지난해 3월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조사에 따르면 미국 AI 기술과 대비한 각국의 격차는 우리나라 1.3년, 일본 1.5년, 유럽 1년, 중국 0.9년이었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즉시-단기-중장기 등 3단계에 걸친 AI 컴퓨팅 인프라 마스터 플랜을 가동한 상태다.
우선 2027년까지 GPU 3만장 확보를 목표로 삼고 AI 컴퓨팅 인프라 확충에 집중한다. 내년 상반기까지 국가AI컴퓨팅센터, 슈퍼컴 6호기를 통해 총 1만8000장 규모 고성능 GPU를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2030년까지 국산 AI반도체 비중 50% 달성을 추진한다.
국가AI위원회를 중심으로 세부추진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AI안전연구소를 중심으로 주요국과 AI 안전과 관련한 공조를 강화한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유 장관은 "개발된 AI모델을 확산하고 보안・안전확보 등 지속가능한 AI전환 추진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AI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조건으로 양질의 데이터 확보를 꼽았다. AI 모델 학습에 필요한 데이터 확보 노력이 다소 지지부진했다는 게 이들의 진단이다.
최경진 가천대 법학과 교수는 "공공데이터의 민간 활용을 고민했지만 (논의가) 크게 진전되지 않은 것 같다"며 "AI 경쟁력 확보에는 데이터 혁신이 필수 불가결하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정보가 포함된 판결문 데이터를 일정 책임을 지도록 하고 민간이 활용할 수 있도록 영국 제도를 국내에 도입하는 방안을 건의했다.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은 데이터 확보의 중요성과 함께 독자적인 AI 모델 개발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배 원장은 "이제는 모델사이즈와 데이터량을 늘리는 것을 넘어 고도화된 학습데이터를 통한 강화 학습 등으로 기술 논의가 넘어가고 있다"며 "지금 자체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을 추진하지 않으면 이는 국가 전략자산을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글로벌 경쟁 최전선에 있는 기업들이 기술과 데이터를 제공하고, 정부는 인프라, 투자, 매칭을 제공한다면 대한민국도 월드베스트 LLM 모델을 만들어 가는 우수 사례를 만들어 갈 수 있다"며 "소수의 가능성 있는 기업을 지원해 국가 파운데이션 모델을 확보하고 중소기업, 스타트업 등에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편 정부는 현재 AI G3 달성을 위한 가장 큰 걸림돌로 GPU 부족을 꼽았다. 유 장관은 AI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묻는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 질의에 "GPU가 너무 부족하다"며 "AI 인프라중에서는 GPU 확보가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AI 혁신 인재 유치도 어려운 상황이다. 과기정통부가 인용한 미국 싱크탱크 '매크로폴로'의 2022년 자료에 따르면 세계 상위 20% AI 분야 연구원 중 한국이 배출하는 비율은 2% 수준인 반면 중국은 47%였고 미국은 18%였다. 지난해 기준 박사급 AI 연구원 초봉은 해외 A사 12억6000만원, B사 12억4000만원이었으나, 국내 S사는 4억1400만원 수준에 그쳤다.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장은 "과거 우리나라는 1970년대부터 병역특례를 활용해서 과학기술 분야 인재를 많이 확보해 왔다"며 "여러 어려움이 있겠지만 (AI 인재에 대한) 병역특례제도를 부활 내지 재검토할 것을 국회에 요청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