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틱스 AI의 조건? "로봇부터 제대로 알고 AI 개발해야"
||2025.02.25
||2025.02.25
[휴스턴(미국)=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로봇에서 AI는 점점 중요해지고 있지만 AI만 개발하면 로봇 공학에 적용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정말 믿을 수 없다. 로봇과 AI 둘다 잘 아는 이들이 함께 개뱔해야 한다."
로봇 기업 보스턴 다이내믹스 창업자로 지금은 AI 연구 개발 조직인 RAI 인스티튜트(The Robotics & AI Institute)를 이끄는 마크 레이버트(Marc Raibert) 박사가 로보틱스 기술에 적용되는 AI는 두 분야 전문가들 간 협업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로봇이라는 물리적인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채 AI를 개발하면 통하기 어렵다는 것이었다.
그는 다쏘시스템이 미국 휴스턴에서 개최한 3D 설계 소프트웨어 솔리드웍스(SOLIDWORKS) 및 3D 익스피리언스(EXPERIENCE) 플랫폼 사용자 커뮤니티 연례 행사인 3D 익스피리언스월드 2025 행사에 참석해 "로보틱스는 복잡한 세상에서 물리적인 작업을 수행하는 것이 핵심이라, AI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로보틱스 AI에선 로봇과 실제 세계 간 상호 작용을 개선하는 물리적 지능(physical intelligence)이 중요하며 RAI 인스티튜트도 이를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버트 박사는 "AI로 스마트폰에 있는 고양이 사진을 찾을 수 있지만 이것은 로보틱스쪽에서 필요로 하는 AI와는 거리가 있다"면서 "로보틱스 AI는 가본 적 없는 방에 장애물을 피하면서 갔다가 문제 없이 돌아올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의 발언은 로봇 기업들 대부분이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AI도 직접 커버하려는 이유를 보여준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로봇, 특히 휴머노이드 로봇 회사들은 대부분 전용 AI를 자체 개발해 사용하고 있다. 휴머노이드 로봇 스타트업인 피규어AI도 최근 오픈AI와 협력을 포기하고 자체 AI 모델을 개발하는 카드를 선택했다. 현실 세계에서 AI를 구현하려면 로봇과 AI를 수직적으로 통합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게 회사측 설명이다.
브렛 애드콕 피규어AI 공동 창업자 겸 CEO는 ”하드웨어를 아웃소싱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유로 AI도 아웃소싱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피규어AI와 같은 맥락인지는 모르겠지만 최근에는 오픈AI도 자체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젼해진다.
레이버트 박사에 따르면 최근 로보틱스 기술은 컴퓨팅 기술 발 속에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그는 "처음 시작했을 때만 해도 방을 가득 채울 정도로 컴퓨터를 사용해야 했지만 지금 컴퓨팅은 실시간에 가깝고 컴퓨팅은 거의 무료다 아주 작은 공간에 넣을 수 있다. 모터 같은 부품들에도 막대한 투자가 이루져 만들기가 더 쉬워졌다"고 말했다.
솔리드웍스 같은 3D 캐드 툴도 로보틱스 진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는 "솔리드웍스 장점 중 하나는 디자인을 빠르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제조 방식으로 부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사용이 많지 않은 특수 목적 로봇도 설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비즈니스 모델 측면에서 로봇은 여전히 갈길이 멀다. 레이버트 박사는 "투자 대비 효과(ROI)를 뽑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특히 가정용 시장은 가장 어려운 분야들 중 하나"라면서도 "어떶 분야들에서는 보다 빨리 수익성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로보틱스 외 기술들이 갖는 중요성도 부각햇다. 배터리와 통신을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이들 기술을 로봇에 접목하는 것을 고민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기회가 나올 수도 있다는게 그의 생각이다.
레이버트 박사는 1992년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설립해 30년 간 CEO로 있다가 2021년 현대자동차에 회사를 매각한 뒤 지금은 RAI 인스티튜트를 이끌고 있다. 그전에 보스턴 다이내믹스 AI 인스티튜트로 불린 RAI 인스티튜트는 여전히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RAI 인스티튜트에서 레이버트 박사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를 위한 기반 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RAI 인스티튜트 역시 보스턴 다이내믹스 모회사인 현대자동차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RAI 인스티튜트는 최근 휴머노이드 로봇용 강화학습 AI 기술 개선을 골자로하는 제휴도 맺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