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메타 경영진 “EU 규제가 AI 혁신 저해” 공개비판
||2025.02.22
||2025.02.22
구글, 메타 등 미국 빅테크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이후 유럽연합(EU)의 규제를 비판하고 있다. 미국 빅테크가 트럼프 행정부의 예측 불가능성을 등에 업고 규제를 완화하라며 유럽 규제 당국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22일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과 메타의 공공 정책 책임자들은 테크아레나 테크 콘퍼런스에서 유럽의 AI 산업이 과도한 규제로 발목잡혔고 규제가 혁신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테크아레나 테크 콘퍼런스는 2월 20일(현지시각)부터 21일까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리는 기술 콘퍼런스다.
크리스 유(Chris Yiu) 메타 공공정책책임자는 인터뷰를 통해 “유럽의 기술 관련 규제는 너무 단편적이거나 너무 지나치다는 문제가 있다는 것에 공감하는 이들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 모든 것의 결과는 유럽 시민과 소비자의 고통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실제 메타는 유럽의 복잡한 규제 시스템을 준수하느라 증강현실(AR) 글래스 ‘레이밴 메타 글래스’에 AI 기능을 지난해 11월에서야 추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레이밴 글래스 출시는 지난해 9월이지만 AI 기능 추가에 2개월이 걸린 건 EU 규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구글도 EU 규제를 대놓고 비판하고 있다. 도로시 추(Dorothy Chou) 구글 딥마인드 공공정책책임자는 EU가 실제 AI법을 제정한 건 챗GPT가 나오기 전이라고 비판했다. 실제로 EU AI법은 2021년 4월 발의됐다. 오픈AI가 챗GPT를 선보인 건 2022년 11월이다. 1년 7개월쯤 차이난다.
도로시 추 책임자는 “기술의 책임 있는 적용을 보장하는 동시에 산업이 올바른 방향으로 번창할 수 있도록 규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CNBC는 빅테크 기업이 EU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모습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새 행정부 출범 후 대담해졌다고 봤다. 미국 정부가 뒤를 봐주는 모양새라서다. J.D.밴스 미국 부통령은 2월 10일(현지시각)부터 11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파리 AI 정상회의’에서 직접 EU가 규제에 지나치게 집중한다고 비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