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맞은 K-보툴리눔 톡신… 글로벌 영향력↑
||2025.02.21
||2025.02.21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보툴리눔 톡신을 앞세워 의미있는 성과를 기록하며 역대급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의료미용 시장 규모도 매해 빠른 속도로 확장하면서 보툴리눔 톡신 시장을 노리는 후발주자들도 늘고있는 추세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대웅제약은 브라질 현지 파트너사인 목샤8(Moksha8)과 1800억원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은 5년으로, 목샤8과 2018년에 체결한 첫 수출 계약(180억원) 대비 10배 확대된 규모다.
목샤8은 지난 2020년 대웅제약의 보툴리눔톡신 ‘나보타’를 브라질에 처음 출시한 이후 품질경쟁력을 바탕으로 과열된 피부과·성형외과 시장 대신, 빠르게 성장하는 치과와 에스테틱 병원을 집중 공략하는 니치(Niche) 마케팅을 펼쳐왔다.
올해 목샤8은 지난달 새롭게 품목 허가를 획득한 200 유닛(Unit) 용량 제품 라인업을 앞세워 중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 공략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다. 대웅제약은 브라질 성과를 바탕으로 중남미 전역에 나보타의 브랜드 인지도를 확고히 다져나갈 방침이다.
이미 80여개국에 진출한 나보타는 미국 등 주요국에서도 빠른 속도로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나보타의 매출은 1864억원으로 전년 대비 26.8% 증가했다. 지난해 나보타의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83.7%에 달한다. 지난해 수출액은 1560억원으로 집계됐다.
나보타의 수출 비중이 8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보타의 수출실적은 3년 전보다 3배 이상 확대됐다. 3년간 나보타의 수출 실적은 총 3833억원이다.
메디컬 에스테틱 전문 기업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성장세도 눈에 띈다. 휴젤은 연결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영업이익 166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보다 4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3730억원으로 전년 보다 16.7% 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보툴리눔 톡신은 전년 대비 20.2% 증가한 2032억원의 연간 매출을 달성했다. 이중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39.6% 성장했다. 아시아 태평양 지역은 물론 미국 선적과 유럽 시장의 성장에 힘입은 결과다.
올해 매출 전망도 희망적이다. 키움증권은 휴젤의 2025년 매출을 전년 보다 21% 성장한 4512억원으로 전망했다. 영업이익은 28.2% 성장한 213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민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중에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레티보(국내명 보툴렉스)’가 미국에서 정식 출시될 것으로 보인다”며 “2분기 미국 출하를 시작으로 3공장의 신규 케파 본격 가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메디톡스는 신규 보툴리눔 톡신을 공개하며 글로벌 외연 확장를 준비 중이다. 메디톡스는 이달 초 파리에서 열린 국제미용성형학회(IMCAS)에서 새롭게 개발 중인 보툴리눔 톡신 제제 라인업을 공개했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가 패널로 참석한 ‘라 트리뷴(La Tribune)’ 세션에서는 미국 진출을 앞둔 액상형 보툴리눔 톡신 제제 ‘MT10109L’의 출시 계획도 공유됐다. 또한 메디톡스 계열사 뉴메코(NUMECO)는 차세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뉴럭스’의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대표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이 승승장구하면서 시장 진입을 노리는 후발주자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이달 GC녹십자웰빙은 에스테틱 기업 이니바이오의 경영권이 포함된 지분을 취득하며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뛰어들었다. 이니바이오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특화된 기업으로, 제품 생산 기술력, 해외 네트워크, FDA(미국 식품의약국)·EMA(유럽의약품청) 승인이 가능한 GMP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통해 GC녹십자웰빙은 미국, 중국, 브라질 등 글로벌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이니바이오는 7개 국가와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중 중국은 내년 상용화를 목표로 임상 3상 완료 후 상반기 신약승인신청(NDA)을 준비하고 있다.
휴온스그룹도 보툴리눔 톡신 자회사 휴온스바이오파마를 통해 글로벌 경쟁력 강화전략에 돌입했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동남아(태국), 중남미 등 신규지역으로 진출하면서 지난해 수출이 전년 대비 98% 증가했다.
파마리서치는 톡신부문 자회사 파마리서치바이오를 통해 보툴리눔 톡신 ‘리엔톡스’주 100단위와 200단위 제품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다. 특히 파마리서치는 휴젤에서 미국, 유럽, 중국 등 주요 시장에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를 진출시킨 손지훈 대표를 영입하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를 위한 움직임에 돌입했다.
이처럼 다양한 기업들이 보툴리눔 톡신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글로벌 전 지역을 상대로 미용과 의료 분야에 모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 규모는 2024년 약 12조원에서 2030년 31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평가되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보툴리눔 톡신이 미용 분야를 넘어 의료 부문에서도 해외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매해 적응증을 추가하며 제품 강화 전략도 착실히 수행하고 있어, 글로벌 무대에서 국산 보툴리눔 톡신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