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판 기운다”… 머스크·딥시크, 오픈소스 혁명 주도
||2025.02.20
||2025.02.20
일론 머스크의 xAI와 중국 스타트업 딥시크가 이끄는 오픈소스 인공지능(AI) 모델 진영이 거센 바람을 일으키며 AI 산업의 판도를 뒤흔들고 있다. 폐쇄형 모델로 시장을 주도해온 오픈AI, 구글 등 빅테크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모습이다.
오픈소스 AI는 산업 전반을 관통하는 핵심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일론 머스크는 17일 xAI의 최신 모델 그록3(Grok-3)를 공개했다. 20만 개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동원해 훈련한 이 모델은 수학·과학·코딩 분야에서 GPT-4o, 제미나이, 클로드 3.5를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xAI는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기업이다.
특히 xAI는 그록3를 공개하면서 이전 버전인 그록2의 오픈소스화 계획을 발표했다. 이 결정은 AI 생태계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머스크는 이를 통해 “AI 기술의 투명성과 접근성을 높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딥시크는 2023년 설립된 중국의 AI 스타트업으로, 오픈소스 대형 언어 모델 개발에 주력하며 AI 기술의 민주화를 선도하고 있다. 특히 딥시크의 R1 모델은 2025년 1월 미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챗GPT를 제치고 무료 앱 다운로드 1위에 오르며 그 잠재력을 입증했다.
720B 파라미터 규모의 딥시크-R1은 오픈AI GPT-4o와 동급의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구축 비용을 560만달러(약 80억원)라는 저비용으로 낮춰 AI 업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딥시크는 자사 모델의 소스코드와 기술 문서를 공개함으로써 개발자들이 자유롭게 모델을 수정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알리바바 역시 오픈소스 AI 생태계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알리바바는 2023년부터 AI 모델 ‘큐원(Qwen)’ 시리즈를 지속적으로 공개하며 오픈소스 생태계를 구축해왔다. 특히 지난 1월 출시한 ‘큐원 2.5-맥스’는 20조개가 넘는 토큰으로 사전 학습한 모델로, 오픈AI의 GPT-4o, 딥시크-V3, 메타의 라마-3.1-405B를 뛰어넘는 강력한 성능을 보여준다고 알리바바는 설명했다.
오픈AI와 구글 같은 기존 빅테크 기업들도 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 오픈AI CEO 샘 올트먼은 최근 “오픈소스 전략 재검토가 필요하다”며 일부 구형 모델을 공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구글 역시 내부 메모를 통해 “오픈소스 AI가 속도와 비용 면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기존 폐쇄형 전략의 한계를 인정한 바 있다.
메타의 라마 시리즈와 미스트랄 등 대표적인 오픈소스 AI 모델들은 이미 기업과 연구자들 사이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성능 면에서도 폐쇄형 모델에 근접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오픈소스 AI는 앞으로 AI 생태계를 이끄는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AI 시장에서 70 ~80%의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오픈소스 AI의 가장 큰 장점은 혁신 가속화와 접근성 향상이다. 코드와 연구 결과를 공유함으로써 집단 지성을 활용한 문제 해결이 가능해지고 개인과 중소기업도 고급 AI 기술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비용 효율성도 주목할 만하다. 고가의 라이선스 비용 없이 AI 개발이 가능해져 기업들의 AI 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다는 것이다. 투명성과 신뢰성 향상도 오픈소스 AI의 중요한 특징이다. 코드 공개로 AI 시스템의 편향성이나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AI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오픈소스 모델의 부상은 AI 기술의 민주화를 의미한다”며 “오픈소스 AI의 확산으로 기술 격차가 줄어들고 더 많은 기업과 개발자들이 AI 혁신에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상록 기자
jsrok@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