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N2K’은 옛말 'NK'가 대세… 뜨는 해와 지는 해
||2025.02.17
||2025.02.17
3N2K(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크래프톤·카카오게임즈) 구도가 NK(넥슨·크래프톤) 2강 체재로 재편됐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흑자전환에 성공한 넷마블과 적자 전환한 엔씨소프트를 완연히 앞섰다. 문제는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의 부진이 눈에 띄는 가운데 올해 상반기에도 실적을 반전시킬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점이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넥슨과 크래프톤은 2024년 각각 1조1157억원, 1조18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우리나라 게임사 중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곳은 넥슨과 크래프톤뿐이다.
기존 게임업계를 주도하던 3N2K 대신 게임업계 2강(强)으로 NK라는 말이 나온 이유다. 넷마블은 지난해 21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카카오게임즈는 65억원의 영업이익을, 엔씨소프트는 109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업계 최초로 연매출 4조원을 돌파한 넥슨의 영업이익이 크래프톤보다 적은 건 ‘환세취호전 온라인’ 등 일부 프로젝트 중단으로 인한 손상차손과 1600억원에 달하는 신작 흥행 성과급 지급 비용이 추가됐기 때문이다. 크래프톤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4% 증가한 반면 넥슨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 감소했다.
2022년과 2023년 영업손실을 낸 넷마블은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등 게임 흥행 덕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카카오게임즈는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91.3% 줄며 적자를 겨우 면했고 엔씨소프트는 대규모 구조조정 여파로 적자를 냈다.
3N2K 중 지난해 실적이 반등한 넷마블을 빼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가 지는 해인 셈이다.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의 실적 부진은 매출에서 특히 도드라진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매출이 2022년보다 38.6%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같은 기간 35.6% 줄었다. 3N2K 중 2년 연속 매출이 감소한 건 엔씨소프트와 카카오게임즈 뿐이다. 이들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넥슨 4조91억원, 크래프톤 2조7098억원, 넷마블 2조6638억원, 엔씨소프트 1조5781억원, 카카오게임즈 7388억원이다.
엔씨소프트는 전사 인원의 20%쯤인 800~900명을 구조조정하며 일회성 비용이 발생해 26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영업손실을 냈다. 엔씨소프트의 문제는 주력 게임인 리니지2M과 리니지W의 매출 감소다. 지난해 리니지2M 매출은 전년 대비 803억원쯤 줄었다. 리니지W 매출은 1년 사이 1697억원 감소했다. 두 게임에서 줄어든 매출만 2500억원에 달한다. 엔씨소프트는 또 ‘호연’ 등 새로 출시한 게임에서 유의미한 성과도 내지 못했다.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엔씨소프트는 2025년 연간 영업이익 1621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지만 택탄 등 신작 출시가 지연돼 상반기 전사 매출 성장을 이끌 동력이 부족해 성장동력 축적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카카오게임즈는 기존 게임의 실적이 줄어드는데 신작도 부족했다. 카카오게임즈의 지난해 모바일게임 매출은 5316억원으로 전년 대비 20.2% 감소했다. 카카오게임즈는 모바일게임 매출비중이 전체 매출의 72%쯤을 차지한다. 비중이 가장 큰 모바일게임의 실적이 부진하니 PC게임 매출이 1년 새 71.3% 증가해도 전체 매출이 감소한 셈이다. 영업비용은 2023년보다 줄었지만 투자자산 등이 손상되며 일회성 손실이 반영돼 영업이익이 91.3% 감소했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원은 리포트를 통해 “카카오게임즈는 올해 상반기 신작 출시 부족과 기존 라인업별 자연 감소가 맞물려 영업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올해 3분기 프로젝트Q 출시를 통해 하반기 탄력적 이익 증가를 기대했지만 출시가 미뤄지면서 카카오게임즈 영업이익은 빠르면 올해 4분기부터 개선세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게임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은 재미 없어서 안하는 걸 하향 안정화라는 말로 포장하면서 신작 게임이 나오면 실적이 개선될 거라는 말이 나오는데 어떤 게임사에서 신작 게임을 낸다고 했을 때 기대하는 이가 많아야 그 게임의 성과가 오래 유지될 수 있다”며 “넥슨과 크래프톤은 핵심 게임 IP 몇 개만으로도 꾸준한 실적을 내면서 새로운 시도를 하니 2강 체제를 형성할 만한 것 같다”고 말했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