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견제할까? 오픈A판 통합 AI 전략이 몰고올 AI판 변화 시나리오
||2025.02.16
||2025.02.16
[디지털투데이 황치규기자]딥시크가 저렴하게 나름 고성능 AI를 개발하며 글로벌 생성형 AI 판에 상당한 파장을 불러온 가운데, 업계를 대표하는 오픈AI가 자사 AI 플랫폼을 제공하는 방식을 바꿨다.
GPT-5부터는 거대 언어 모델(LLM)을 별도로 제공하지 않고 추론 같은 다른 기술들과 패키지로 제공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는 통합을 통해 사용자가 어떤 작업을 요청하더라도 AI는 잘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통합과 관련한 오픈AI 행보는 딥시크를 겨냥한 대응 전략으로서의 성격도 있어 보인다.
통합은 테크판에서는 익숙한 전술이다. 이전에 내놓은 제품이 일상재화(commoditised)되면서 보다 가치 있는 기술들을 그 위에 구축하는 것은 관련 업계에서 가격과 이익 마진을 방어할 수 있는 효율적인 전술로 통했다.
오픈AI가 들고 나온 AI 통합 패키지 전략은 글로벌 AI 업계 판세에 미칠 영향 측면에서도 나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FT에 따르면 오픈AI 행보는 3가지 관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픈AI가 통합 중심 전략을 펼칠 경우 AI 기반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회사들을 놓고 딥시크 같은 회사들이 파고들 공간이 확대될 수 있다. 자체 AI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려는 이들은 LLM을 오픈소스로 제공되는 메타 라마나 딥시크 R1으로 바꿀 수 있다.
이는 보다 많은 많은 테크 회사들이 AI 열풍에 합류하는 길을 열어주겠지만 딥시크 같은 회사들이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전 구글 CEO인 에릭 슈미트는 오픈소스는 딥시크를 글로벌 시장에서 AI 플랫폼을 제공하는 회사로 만들어줄 수 있다는 점에서 서구 회사들에게 도전일 수 있다"면서 미국 기업들도 오픈소스 전략에 초점을 맞출 것을 주문했다.
AI 기술 패키징은 AI 인프라를 공급 회사들 제품 및 판매 전략에도 대형 변수일 수 있다. AI 비용이 모델 학습을 위해 대규모 칩 클러스터를 구축하는 것에 집중되는게 아니라 보다 다양한 용도에 투입되는 흐름이 두드러질 것이란 얘기다.
그동안 고성능 LLM 학습에선 엔비디아 GPU는 대체불가 자원으로 통했다. 엔비디아의 대안을 표방하는 회사들이 쏟아졌지만 추론은 물라도 학습에서 만큼은 엔비디아는 비싸도 사야 하는 인프라였다. 하지만 딥시크 등장 이후 엔비디아 외에 AI 칩 회사들이 파고들 공간이 커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은 모양새다.
CNBC 최근 보도에 따르면 AI 칩 업체 세레브라스 시스템스 앤드류 펠드먼 CEO는 “개발자들은 O개발자들은 비싸고 폐쇄적인 오픈AI를 딥시크 R1과 같은 오픈소스 모델들로 대체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AI 기술 패키지화는 AI 모델과 인프라 구축을 위한 투자 뿐만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AI가 활용되는지 여부도 AI 시장 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동안 AI판은 인프라 투자가 성장을 주도했다. 오픈AI 같은 LLM 개발사들은 여전히 1년에 수십억달러씩 적자를 보고 있는 반면, 엔비디아는 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은 생성형 AI 시장이 투자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장면이다.
오픈AI 경쟁사인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6개월 전만 헤도 첨단 LLM 개발에 들어가는 학습 비용이 곧 10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아모데이 CEO는 여전히 AI 칩 수요는 크게 늘 것으로 보고 있지만 용도 측면에선 입장이 달라졌다. 그는 현재 모델 학습보다는 추론 등 보다 복잡한 작업들에 AI 칩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추론은 사용자들이 쓸 때마다 비용이 발생하는 구조다. 현장에서 사용자들이 실제로 쓰지 않으면 비즈니스 모델로서의 중량감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AI 기업들은 최종 고객들에게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하고, 이러한 압박은 새롭다고 할 건 아니지만 딥시크 등장 이후 더욱 커졌다고 FT는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