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딥시크 쇼크’ AI 전략 확장하는 네카오
||2025.02.11
||2025.02.11
국내 대표 빅테크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경쟁이 글로벌 규모로 가속화하고 있다. 이는 중국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1월 말 글로벌 AI 생태계에 준 강한 충격 여파로 분석된다. 딥시크는 적은 비용으로도 경쟁력 있는 AI 구현이 가능하다는 걸 입증했다. 딥시크 쇼크 이후 샘 올트먼 오픈AI CEO의 방한과 실적발표를 거치며 네이버·카카오의 올해 AI 전략이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와 카카오가 올해 AI 경쟁을 본격화한다. 그동안 지향점이 다른 것 같던 네이버의 소버린 AI 전략과 카카오의 AI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은 딥시크 쇼크 이후 맥락이 이어지기 시작한 모양새다.
네이버, 효율 위해 AI 오케스트레이션 검토
네이버가 그동안 이야기해 온 소버린 AI는 각 나라가 자체 데이터와 인프라를 활용해 그 국가의 제도, 문화, 역사, 가치관을 이해하는 AI 개발·운영을 말한다.
네이버는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를 중심으로 팀네이버(네이버·네이버랩스·네이버클라우드)를 구성해 소버린 AI를 내세워오다 최근 필요하다면 다른 기업의 LLM 사용도 가능하다고 내용을 추가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2월 7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딥시크를 통해 네이버가 하이퍼클로바X를 개발하면서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도 빅테크 추격이 가능하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네이버는 선도 업체와 격차가 벌어지지 않도록 하이퍼클로바X의 멀티모달과 추론능력을 강화해 네이버에 최적화된 형태로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최 대표는 또 “네이버는 자체 AI 모델을 보유하고 있어 유연하게 외부 LLM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며 “성능 차이가 없는 여러 모델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자체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를 강화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외부 LLM도 사용할 수 있다는 말이다. 하이퍼클로바X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보다 외부 LLM 사용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면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이유다.
카카오 AI 오케스트레이션 속 소버린 AI
최수연 대표가 2월 7일 말한 외부 LLM 도입 검토 발언은 카카오의 AI 전략인 ‘AI 오케스트레이션’과 맥락이 같다. 카카오 AI 오케스트레이션은 여러 AI 모델과 기술을 상황에 맞게 활용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을 말한다.
카카오가 오픈AI와 국내 기업 최초로 전략적 제휴를 체결한 건 AI 오케스트레이션을 위해서다. 카카오는 지난해 10월 초거대 모델 카나나 플래그, 중소형 규모 카나나 에센스, 초경량 모델 카나나 나노 등 LLM 3종을 공개했다. 네이버의 하이퍼클로바X처럼 카카오도 카나나라는 AI 모델이 있지만 효율적인 서비스 제공을 위해 GPT라는 AI 모델 개발사 오픈AI와 손을 잡았다.
카카오도 국내 플랫폼 서비스가 중심인 만큼 소버린 AI를 추구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의 2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개최한 카카오·오픈AI 미디어데이 발언에서 한국 상황에 맞는 소버린 AI에 AI 오케스트레이션의 융합이 확인된다.
정신아 대표는 “카카오는 한국어와 한국 상황을 가장 잘 이해하는 AI 모델을 자체 개발하고 있으며 정밀조정(파인튜닝)을 통해 서비스 맞춤형으로 고도화하고 있다”며 “카카오는 내부 모델에만 국한하지 않고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AI 모델을 다양하게 활용한다”고 말했다.
네이버 온서비스 AI와 스며드는 카카오 AI 서비스
네이버와 카카오의 AI 사업 전략이 맥을 같이 하는 만큼 양사는 기반이 되는 네이버 포털과 카카오 카카오톡을 통해 구현되는 세부 서비스에서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는 세부 서비스에서 이용자에게 AI가 제공하려는 사용자 경험의 비전도 비슷하다. 결국 양사의 AI 경쟁 변수는 기반이 되는 서비스, 접목된 AI의 성능, 구현된 AI 서비스의 완성도로 분석된다. 네이버와 카카오 양사 AI 전략은 사용된 단어와 나온 문장만 다를 뿐 맥락이 비슷해서다.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1월 ‘온서비스 AI’를 선언했다. 온서비스 AI는 검색, 지도, 쇼핑 등 네이버의 모든 서비스에 AI를 녹여 온오프라인 경계를 허물고 일상에서 편리하고 직관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전략이다. 최 대표는 2월 7일 실적발표에서도 올해 온서비스 AI 전략에 따라 하이퍼클로바X를 네이버 서비스에 최적화하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자사 서비스에 AI를 녹여낸다는 점에서는 카카오 역시 온서비스 AI를 추구한다고 볼 수 있다. 정신아 대표는 2월 4일 미디어데이에서 사용자가 다양한 AI 모델을 선택하지 않아도 AI 오케스트레이션을 통해 최적의 결과를 받게 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에 스며드는 초개인화 AI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변인호 기자
juba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