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스타그램·X가 싫어요”… 탈중앙화 SNS 속속 등장
||2025.02.10
||2025.02.10
소셜미디어(SNS)에 대한 정부 검열에 반발해 ‘탈중앙화 SNS’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 탈중앙화 SNS 개발자들은 빅테크 기업들이 데이터를 독점하고 검열한다며 인스타그램이나 X가 ‘SNS 정체성’의 반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과거 나왔던 탈중앙화 SNS처럼 사용자 확보와 수익화에 실패할 경우 ‘반짝’ 인기에 머무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X 대항마로 나왔던 ‘탈중앙화 SNS’… 사용자에 서버 부여
10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 소셜 웹(Open Social Web)이라고 불리는 ‘탈중앙화 SNS’는 사용자가 데이터와 네트워크를 직접 소유하고 제어할 수 있는 SNS 생태계를 의미한다. 인스타그램, X는 빅테크 회사 아래 플랫폼 간 연결이 제한된다. 또 사용자는 회사가 추천하는 알고리즘에 영향을 받는다. 하지만 ‘탈중앙화 SNS’에서는 하나의 계정으로 다양한 플랫폼을 즐길 수 있으며, 개인이 서버를 운영하는 만큼 알고리즘 생성에 대한 자율성도 보장된다.
탈중앙화 SNS가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2016년 출시된 ‘마스토돈’은 탈중앙화 SNS의 원조 격이다. 독일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오이겐 로흐코가 개발한 마스토돈은 자체 프로토콜인 ‘액티비티펍’을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마스토돈 사용자는 계정을 만들 때 ‘인스턴스(instance)’라고 불리는 연합 서버를 선택할 수 있으며, 알고리즘도 각 인스턴스 성향에 맞춰 형성된다. 인스타그램에서 나온 스레드(Threads) 역시 액티비티펍 기반의 탈중앙화 SNS다.
◇ 신흥 강자 ‘블루스카이’ 따라 AT 프로토콜 기반 신규 플랫폼 등장
최근 등장한 탈중앙화 SNS 플랫폼들은 AT 프로토콜(AT Protocol)을 이용해 개발됐다. AT 프로토콜은 탈중앙화 SNS를 구축하기 위해 플랫폼 블루스카이(Bluesky)에서 개발한 오픈소스(개방)형 프로토콜이다. 프로토콜이란, 네트워크에 연결된 컴퓨터 간의 메시지 흐름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기본적인 절차나 규칙을 정해 놓은 규약이다.
AT 프로토콜에서는 이용자마다 서버가 부여되며, 각 서버가 독립적으로 운영된다. 인스타그램이나 X는 플랫폼이 서버를 소유하고 있다. AT 프로토콜에서는 서로 다른 서버들이 연합(federation) 형태로 존재한다. 즉, AT 프로토콜 기반의 탈중앙화 SNS에서는 이용자들이 하나의 계정으로 자신의 데이터를 다른 플랫폼에도 게시할 수 있다. 또 플랫폼에서 띄우는 광고가 개인 서버에는 게시되지 않아 알고리즘을 투명하게 유지할 수 있다.
AT 프로토콜을 만든 블루스카이는 트위터 최고경영자(CEO) 출신 개발자 잭 도시가 구상한 SNS다. 도시는 트위터 CEO로 재직 중이던 2019년 블루스카이 프로젝트를 내부에 처음 소개했다. 당시 트위터는 블루스카이 모델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일론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 X로 재탄생시키면서 도시는 회사와 결별했다.
블루스카이 다음으로 최근 주목받는 신규 플랫폼으로는 픽셀페드(Pixelfed)가 있다. AT 프로토콜 기반의 픽셀페드는 올 1월 iOS 및 인드로이드용 공식 모바일 앱을 출시했다. 픽셀페드는 인스타그램과 마찬가지로 사진과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고 이용자 간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젊은 세대가 검열과 데이터 독점 문제에 반발하면서 탈중앙화 SNS가 인기를 끈다고 분석했다. 테크크런치는 “최근 투자자들이 탈중앙화 SNS의 성장 가능성을 주목하기 시작했다”라며 “X를 떠나려는 사용자들 사이에서 블루스카이, 마스토돈 같은 대체 SNS가 인기를 얻고 있으며, 일부 개발자들은 검열을 피할 수 있는 오픈 프로토콜 기반의 틱톡 대안 앱을 개발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 인스타그램 이용자 20억명… 대체제로는 역부족
다만 업계에서는 탈중앙화 SNS가 사용자를 확보하지 못하면 기존 플랫폼을 대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10일 기준 블루스카이 이용자는 3127만1886명을 기록 중이다. 약 2달 전 이용자 수(2400만명) 대비 30% 증가했지만, 인스타그램 이용자 수(20억명)를 넘기에는 한참 부족하다. 픽셀페드 이용자 역시 지난달 말 50만명을 돌파했을 뿐이다.
마스토돈의 경우 일론 머스크가 X를 인수했던 2022년 SNS의 자유성을 주장하는 이용자들의 주목을 받았지만, 올 1월 말 기준 총 가입자는 935만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01만명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탈중앙화 SNS는 광고를 게재하지 않아 수익원이 투자금에 머무를 위험도 있다. IT 업계 관계자는 “탈중앙화 SNS는 표현의 자유라는 본래 SNS의 정체성에는 걸맞지만, 수익을 내기는 힘들다”라며 “사용자를 모으더라도 유료 모델 등이 없으면 플랫폼을 유지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