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를 어떻게 받아야 할까? B2B SaaS판, 딥시크 부상 속 커진 AI 가격 딜레마
||2025.02.09
||2025.02.09
[디지털투데이 황치규 기자] AI 사용 비용이 점점 떨어지면서 AI 기능을 유료로 파는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B2B SaaS) 업체들 가격 전략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커지는 모양새다. 일각에선 가격을 내려야 한다는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디인포메이션도 보안 업체 팔로알토 네트웍스, 클라우드 스토리지 기반 협업 플랫폼 기업 복스(Box) 경영진들을 인용해 관련 내용을 최근 보도했다. 이들 업체 관계자들은 구체적인 회사명은 언급하지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와 세일즈포스 같은 회사들일 것이라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그동안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구글 등 주요 기업용 서비스형 소프트웨어(B2B SaaS) 플랫폼 기업들은 간판 플랫폼들에 생성형AI 기반 어시스턴트 기능을 탑재하고 별도 요금을 부과해왔다. AI 비용이 만만치 않았던 상황에서 이들 업체는 고객들이 최신 AI 기술 가치를 충분히 알아줄 것이란 판단 아래 비용을 부과하는 전술을 들고 나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AI를 쓰는데 따른 비용이 2년 전 대비 크게 하락하면서 B2B SaaS 업계 가격 정책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오픈AI 대표 모델인 GPT-4o을 쓰는데 따른 비용은 2023년초 오픈AI 주요 모델 대비 5분의 1 수준이고 구글, 메타 플랫폼, 딥시크 등 오픈소스 기반 모델들은 GPT-4o 대비 10배 정도 저렴하다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 오피스를 포함하는 클라우드 기반 생산성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마이크로소프트365(M565)에 생성형 AI 기반 코파일럿을 사용자당 월 30달러에 제공하고 있다. M365 코파일럿을 통해 사용자는 프롬프트로 이메일을 자동 작성하거나 차트와 파워포인트 소프트웨어 및 엑셀도 활용할 수 있다. 단순한 요약이나 자동화 기능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하지만 가격이 보급형 M365 요금제와 맞먹는 수준이어서 기업들 일각에선 비용이 부담이라는 얘기도 적지 않다. 일부 기업 CIO들은 M365 코파일럿을 쓰기 위해 사용자당 월 30달러를 지불하는 것을 꺼려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생산성 향상 효과가 충분하기 때문에, M365 코파일럿은 해볼 만한 베팅이라는 입장이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는 최근 분기 실적 발표 후 가진 컨퍼런스콜에서 "M365 코파일럿 채택이 가속화되고 있다"면서 "지난 분기 월 30달러 코파일럿을 구매한 고객들은 보두 합쳐 18개월 전 보다 10배 이상 구독 수를 늘렸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생성형AI를 얼마에 팔지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기업용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풀지 못한 숙제 같다. 딥시크 등장으로 가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는 양상이다.
챗GPT가 나온 이듬해인 2023년만 해도 기존 SaaS 가격에 사용당 한달에 얼마씩 부과하는 가격 정책이 대세로 통했지만 최근 상황은 다르다. 쓴 만큼 내는 사용 기반 모델, 생성형AI가 내놓은 결과 기준으로 비용이 부과하는 방식 등 다양한 가격 정책이 B2B SaaS 업계에서 시도되고 있다.
ㆍ기업용 생성형AI 요금 모델 변화 급물살...마이크로소프트-구글도 가세
ㆍ고가부터 저가까지 생성형AI 요금 다양화...코딩A 툴 가격 양분화 두드러져
마이크로소프트처럼 클라우드 생산성 소프트웨어인 구글 워크스페이스용 생성형AI에 사용자당 가격을 부과했던 구글은 최근 전술을 확 바꿨다. 구글 워크스페이스에 생성형 AI 서비스인 '제미나 비즈니스' 요금제를 하나로 통합한 것. 구글은 대신 생성형AI를 기본으로 추가하는 대신 구글 워크스페이스 월 구독료를 2달러 인상했다. 비즈니스 스탠더드(Business Standard) 요금제에 제미나이 비즈니스 기능을 추가해 사용하던 고객은 사용자당 매월 32 달러를 지불해야 했으나, 이제 사용자당 매월 14 달러만 내면 된다는게 구글 설명이다.
마이크로소프트도 AI 에이전트를 쓸 수 있는 M365 코파일럿 챗에 대해서는 사용 기반 가격 모델을 적용했다. 이와 관련해 마이크로소프트 AI 앳 워크(AI at Work) 부문 자레드 스파타로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는 "코파일럿 챗은 코파일럿을 사용하는 신규 기업들을 위한 진입 장벽을 낮춰 궁극적으로 월 30달러 요금제를 쓰는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고객들에게 AI 챗봇 기능을 무료로 제공한다. AI 비용이 계속 빠르게 떨어 이렇게 해도 수익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르는 것이라고 디인포메이션은 전했다. 앞서 팔로알토 네트웍스는 지난해 고객들 보안에 잠재적인 위험이 있는지에 대한 데이터를 자동으로 요약해주는 AI 챗봇 기능을 자사 소프트웨어에 선보였다.
복스도 생성형AI 서비스에 별도 비용을 부과하지 않고 엔터프라이즈 구독 요금제에 AI를 추가했다. 디인포메이션은 복스의 경우 딥시크 모델 및 다른 저렴한 오픈소스 모델들도 테스트하고 있지만 아직 제품에 사용할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