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브랜드는 행동경제학이 답이다 [새책]
||2025.02.09
||2025.02.09
작은 브랜드는 행동경제학이 답이다
곽준식 지음 | 갈매나무 | 284쪽 | 1만9500원
수많은 브랜드가 생겨나고 사라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작은 브랜드는 적은 돈과 시간으로도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 냉혹한 현실이다.
‘작은 브랜드는 행동경제학이 답이다’의 저자 곽준식은 시작은 미약했지만 커다란 성공을 거둔 작은 브랜드를 연구하며 그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행동경제학적 성공 전략이 숨어 있음을 발견했다고 한다. ‘브랜드, 행동경제학을 만나다’ 이후 출간한 이 책에는 생존을 넘어 혁신을 일으킨 12개 국내 기업의 사례를 담았다. 각 브랜드가 단발성 유행을 넘어 시장에 안착한 방법을 행동경제학 관점에서 분석했다.
이 책은 스타트업부터 중견기업까지 작은 기업이 큰 브랜드로 자리매김한 과정을 인터뷰와 꼼꼼한 자료 조사를 바탕으로 정리했다. 브랜드 성장 과정에 함께하는 듯한 생동과 박진감을 느낄 수 있다.
책은 총 4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변화하는 시장에서 일관되게 ‘브랜드 철학’을 밀고 나간 브랜드들의 전략을 소개한다. 로우로우, 퀸잇 같은 신규 브랜드가 어떻게 고객들과 감정적 연결을 강화하고 자발적인 입소문을 탈 수 있었는지, 삼진어묵 같은 중견 기업이 어떻게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넘어 새로운 가치를 전할 수 있었는지, 그들의 전략을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분석한다.
2부와 3부에서는 브랜드의 홍수 시대에 고객에게 선택받으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한지, 고객이 다른 곳보다 먼저 떠올리는 브랜드가 되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코로나19 동안 여행업이 큰 타격을 입었음에도 마이리얼트립은 어떻게 전년보다 큰 매출을 일으켰을까. 결과보다 과정을 궁금해하고 개인화된 경험을 중시하는 최근 소비 트렌드에서 결국 중요한 것은 고객경험설계다. 충성 고객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가치 제안’과 ‘고객 경험 설계’를 풀어낸다.
하지만 생존 문제에 매몰되다 보면 작은 브랜드는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따라가는 데 치중하게 된다. 저자는 외부 요인에 대응하는 전략도 좋지만 변화를 주도해 시장을 개척하는 전략을 도입할 것을 제안한다. 4부에서는 밀폐용기로 유명한 락앤락이나 MZ세대의 열광을 받는 브랜드로 거듭날 수 있었던 곰표의 사례를 들며 시장을 선도하는 ‘혁신’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저자는 이 모든 사례는 하나의 결론을 향한다고 한다. 모든 과정에서 소비자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작은 디테일, 심리적 이해, 따뜻한 공감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행동경제학은 단순한 이론이 아닌 현실에서 소비자 선택을 바꾸는 강력한 도구임을 확인할 수 있다. 저자는 소비자가 브랜드와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제품을 사용하고 공유하는 순간까지의 여정에 심리적 관점을 녹여내는 데 든든한 길잡이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