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의 ‘한국’ AGM배터리… 전기차 캐즘에도 강했다
||2025.02.06
||2025.02.06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의하면 한국앤컴퍼니는 지난해 매출 1조3867억원, 영업이익 4243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27.3% 늘었다. 영업이익 65.4%, 순이익 90.9% 증가하며 이익률에서 큰 상승을 보였다. 미국·유럽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한국' 브랜드의 프리미엄 AGM(Absorbent Glass Mat) 배터리가 판매 호조를 보인 것이 호실적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배터리 사업부 매출은 약 1조2133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전체 매출의 87.5% 이상을 차지한다. 2023년 부터 가시적 성과를 보인 배터리 사업이 북미지역 매출증가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된다.
한국앤컴퍼니는 AGM 배터리 사업을 핵심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 있다. 조 회장은 2021년 한국앤컴퍼니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면서 자회사 아트라스비엑스와 합병을 추진했다. 지난해에는 차량용 납축 배터리 라인업을 한국 브랜드로 통합하고 프리미엄 전략을 내세웠다. 후발주자로서 AGM배터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미국의 델코, 독일의 보쉬, 바트라 등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AGM배터리는 시동 모터와 전장장치에 전력을 공급하는 고성능 납축 배터리로 내연기관·하이브리드·전기차 모두에 사용된다. 전장 부하가 높은 프리미엄·대형SUV·픽업트럭에 주로 탑재된다. 정차 시 엔진을 멈춰 공회전을 줄이는 친환경 기술인 ISG(Idle Stop & Go) 시스템과의 궁합이 뛰어나다. ISG 시스템이 적용된 차량은 배터리가 전자 장치 전원을 단독으로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고출력이 필수다. 출발 시 엔진에 빠르게 전력을 공급해야 해 높은 충·방전 내구성이 요구된다.
친환경 내연기관 차량 수요가 증가하면서 AGM 배터리 시장도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2022년 미국과 EU가 연료 소비 절감·배출가스 규제를 강화하며 ISG시스템 시장은 글로벌로 확장됐다.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2년 316억1000만달러(한화 약 45조8186억)에서 2030년까지 연평균 12.4%씩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EPA 트렌드 리포트 등을 종합해본 결과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승용차의 65% 이상이 ISG 시스템을 탑재했으며, 이 중 20~30%가 AGM 배터리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아울러 한국앤컴퍼니는 국내 배터리 기업 중 유일하게 미국에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은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공급망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앤컴퍼니는 2020년 미국 테네시주 클락스빌에 납축전지 생산 공장을 설립했다.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인근에 위치한 포드, GM, 닛산 등의 공장에 납품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포드는 현재 F-150, 퓨전, 익스플로러에, GM은 쉐보레와 임팔라 일부모델에 AMG배터리를 사용한다.
한국앤컴퍼니는 미국 법인을 통해 수익성이 높은 애프터마켓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법인 매출은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예상된다. 애프터마켓(B2C) 사업은 마진율이 높고 꾸준한 수요가 발생하는 만큼, OEM(완성차 업체 공급) 사업 대비 수익성이 우수하다. 지난해 미국 법인의 AGM 배터리 판매 단가는 본사 대비 37.8%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레티스틱 MRC의 보고서는 글로벌 AGM 배터리 시장은 2024년에 약 100억8000만 달러(한화 약 14조6109억원) 규모를 기록한 뒤 2030년까지 연평균 8.7%씩 성장할 것이라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