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닛산 합병 사실상 결렬… 현대차·기아에 호재 될까
||2025.02.05
||2025.02.05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혼다는 1월 실사를 진행한 결과 닛산의 주식을 인수, 자회사로 삼으려는 계획을 세웠고 최근 이 방안을 닛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는 닛산이 이사회를 열고 혼다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혼다와 닛산은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앞서 외신들은 이사회에서 혼다의 제안을 거절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요미우리는 닛산이 구조조정이 늦어지는 점을 혼다가 못마땅하게 여겼고, 이에 자회사로 삼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했고, 블룸버그도 닛산이 혼다의 제안을 거절할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해 MOU 당시만 해도 양사가 함께 오는 8월 합병 지주사를 세우고, 사실상 대등한 관계를 예상했지만 1월 실사 이후 기류가 바뀐 것이다. 물론 지주사의 주도권은 혼다가 가져가기로 했었다.
앞서 혼다는 닛산이 '턴어라운드' 계획을 성공적으로 마쳐야만 합병을 성공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전제를 강조해왔다. 닛산과의 합병이 어려움에 빠진 회사를 구하기 위한 게 아니라고 선을 그은 것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양사의 이 같은 논의는 일본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혼다의 제안을 닛산이 거절할 경우 혼다가 협의 중단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업계 관계자는 "닛산은 과거 어려움을 겪다가 르노와 얼라이언스를 맺으며 성공적으로 회생했는데 지난 몇 년 동안 동맹이 느슨해지며 다시 어려움에 빠졌다"며 "혼다는 과거부터 독자 노선을 걸어온 회사이고, 제초기부터 항공기까지 만들 기술력이 있어 합병이 달갑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혼다와 닛산의 협상 결렬은 현대차-기아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만약 양사의 합병이 현실화되면 토요타(1000만대), 폭스바겐(900만대)에 이은 글로벌 3위권(800만대) 자동차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3위권을 지켜온 현대차-기아는 4위로 내려가게 된다. 협상이 결렬되면 현대차-기아는 글로벌 판매 3위 자리를 유지하게 된다.
국산차업계 관계자는 "합병이 결렬되면 혼다, 닛산과 경쟁이 치열한 미국시장에서 장기적으로 경쟁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높다"며 "많은 업체들이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