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개발자 100명 앞에 선 샘 올트먼 “韓 기업과 협력 희망… 로봇 사업 논의 원해”(종합)
||2025.02.04
||2025.02.04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1년 만에 한국을 찾아 기업인들과 연쇄 회동을 갖고 있다. 그는 한국 기업과의 협력 의사를 밝히며, 한미 인공지능(AI) 협력 강화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올트먼 CEO는 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개발자 워크숍 ‘빌더 랩’(Builder Lab)에 참석했다. 이번 빌더 랩은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린 워크숍으로, 오픈AI는 국내 스타트업 대표와 최고기술책임자(CTO)급 개발자 100인을 초대해 비공개로 진행했다.
그는 ‘AI를 활용한 개발과 혁신을 도와주는 실습형 이벤트’ 세션의 워크숍을 진행했다. 행사는 오전 9시부터 정오까지 3시간 동안 진행됐다. 오픈AI 리더십팀은 큰 화면을 띄워놓고 시연하며 참가자들에게 ‘오픈AI API(앱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를 활용해 사용자 사례별로 최적의 개발 노하우’를 전수하는 시간을 가졌다.
워크숍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오픈AI의 기술력에 놀라움을 표현했다. 김대현 마키나락스 AI 엔지니어는 “이번 빌더 랩에서 보여준 리얼타임 API 성능은 매우 놀라웠다”며 “AI와 사용자가 동시에 말하는 상황에서도 실제 상담원과 통화하는 것처럼 작동이 잘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 기술을 비롯해 오픈 AI가 선보인 기술들을 잘 활용하면 개인과 기업이 생산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올트먼 CEO는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그는 한국 시장 확대 방침을 묻는 참석자의 질문에 “물론이다”라며 “한국은 반도체, 에너지 등 인공지능(AI)과 관련된 강력한 산업을 보유하고 있으며,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국가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올트먼 CEO는 최근 중국 ‘딥시크 충격’을 의식한 듯 “거대언어모델(LLM)은 계속해서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며 “현재의 작은 문제를 해결하는 것만을 목표로 한다면 모델이 발전하면서 사장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이어 “아직 부족한 부분이 있더라도 LLM의 장점을 활용하는 제품을 만든다면, 모델이 발전할수록 더 가치 있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크숍에 함께 참석한 케빈 웨일 오픈AI 최고제품책임자(CPO) 역시 “특정 기업의 비공개 데이터를 활용해 모델을 미세 조정할 수 있지만, 해당 데이터는 절대 공개 모델로 돌아가지 않는다”면서 딥시크의 데이터 보안 문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AI 데이터 정확성 문제에 대해 올트먼 CEO는 “GPT2는 50%의 오류를 냈고, GPT3는 20%, GPT4는 2%로 줄어들었다. o시리즈는 오류율이 1000분의 1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며 “자율주행차가 인간보다 5배 더 안전하더라도, 사람들은 1만배 안전해야 받아들일 텐데, 같은 원리가 AI 의사에게도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물론 여전히 오류가 발생할 수 있지만 인간의 사고 과정이 더 논리적일수록 AI 모델도 점점 더 발전할 것”이라며 “특히 AI 모델이 더 나은 추론 능력을 가질수록 눈에 띄는 성능 향상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올트먼 CEO는 현재 관심을 갖고 있는 의료 분야에 대해 한국 기업과 논의하고 싶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의학 분야에서 과학적 혁신의 속도를 높이고 많은 생명을 구하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기대되는 분야 중 하나”라며 “우리는 로봇 공학에 큰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한국에 온 이유도 현지 기업들이 이 분야에 대한 관심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다”고 말했다.
이날 워크숍에 참여한 김동환 포티투마루 대표는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진행되었고, 올트먼 CEO와 케빈 CPO가 모두 질문에 상당히 진지하게 답해주었다”면서도 “다만 개발자 행사라 오픈AI의 한국에서의 전략이나 딥시크 대응 방안 등에 대한 구체적 답변을 듣지 못해 아쉽웠다”고 말했다.
빌더 랩 이후 올트먼 CEO는 개별 미팅 장소로 이동해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포함한 SK그룹 주요 경영진과 약 40분 간 회의한 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와도 만났다. 그는 최 회장과의 회동 이후에 소감을 묻는 말에 “원더풀”이라고 말하며 만족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같은 공간에서 진행된 카카오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포옹하며 양사 간의 공식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이날 오후에는 삼성전자 서초사옥으로 이동해 비즈니스 미팅을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