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의 땅 중동으로 향하는 K-헬스케어
||2025.01.29
||2025.01.29
국내 헬스케어 기업들이 기회의 땅이라 불리는 중동을 공략해 외연 확장에 나섰다. 중동은 각국 정부가 신기술이 적용된 헬스케어 도입에 적극인 동시에 한국 기업에 대한 우호적인 인상을 갖고 있는 만큼 국내 친화적인 시장으로 손꼽힌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중동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국내 기업들의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우선 휴젤은 이달 아랍에미리트(UAE) 보건당국(MOHAP)으로부터 보툴리눔 톡신 ‘보툴렉스’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번에 승인된 적응증은 ▲눈꺼풀경련 ▲눈가주름 ▲미간주름 ▲뇌졸중 후 상지 근육 경직 ▲소아뇌성마비 첨족기형 등 총 5가지다.
휴젤은 4월 말 아랍에미리트 내 보툴렉스를 공식 출시할 계획이다. 현지 미용 분야 유통과 판매는 중동·북아프리카(MENA) 파트너사인 메디카 그룹(Medica Group)이 맡는다.
회사는 메디카 그룹과 함께 합리적인 가격 정책 및 차별화된 영업·마케팅 전략을 통해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2023년 아랍에미리트에서 승인 받아 판매 중인 HA 필러 ‘리볼렉스(국내 제품명 더채움)’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함으로써 통합적인 에스테틱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뷰노와 메디웨일은 이달 개최되는 중동 최대 규모의 의료기기 전시회 ‘아랍헬스(Arab Health) 2025’에 참여한다.
올해 50주년을 맞이한 아랍헬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헬스케어 박람회 중 하나다. 이번 행사는 180개국의 의료기기 및 헬스케어 관련 기업들이 참가하는 가운데 27일부터 4일 간 UAE 두바이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개최된다.
최근 UAE 의료기기 시장은 디지털 헬스케어와 원격의료 기술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한국의 혁신적 의료기기는 고품질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현지 시장에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뷰노는 이번 전시에서 인공지능(AI) 기반 심정지 발생 위험 감시 의료기기 ‘뷰노메드 딥카스’, AI 기반 심전도 분석 소프트웨어 ‘뷰노메드 딥ECG’, 휴대용 심전도 측정 의료기기 ‘하티브 P30’ 등 생체신호 제품군 3종을 전시한다.
특히 뷰노는 생체신호 주력 제품인 딥카스 홍보 및 판매에 집중해 신규 매출 창출 기회를 적극 모색하기로 했다. 해당 제품은 현재 국내 상급종합병원을 포함해 110여개 병원에 도입됐고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메디웨일은 영국 파트너 웰벡 헬스 파트너스(Welbeck Health Partners)를 통해 망막기반 심혈관-대사질환 예측 AI기술을 공개한다. 웰벡 헬스는 자리에서 메디웨일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망막기반 심혈관-대사질환 예측 AI ‘닥터눈 CVD’를 소개할 예정이다.
닥터눈 CVD는 간편한 눈 검사만으로 미래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예측하는 AI 소프트웨어다. 현재 심장내과에서 가장 정확한 예측 검사로 평가받는 심장 CT 기반 관상동맥 석회화지수와 유사한 예측 성능을 보인다고 알려졌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도 아랍헬스에 참가해 국산 첨단 의료기술과 제품을 선보이는 공동 전시관을 운영할 예정이다.
진흥원에서 운영하는 혁신의료기기 통합전시관(Korea Med-Tech Experience Pavilion)에서는 첨단 의료기술과 혁신적인 솔루션을 통해 글로벌 의료 산업의 발전에 기여하려는 한국의 비전을 담고 있다.
이번 전시관은 한국의 8개의 기업의 혁신적인 제품들을 한자리에 모아 단순 전시를 넘어 제품들의 실제 사용 경험이 있는 한국 의료진의 발표와 시연 등을 통해 학술적 신뢰도와 제품 홍보 효과를 높일 전망이다.
또한 한국보건산업진흥원 UAE 지사를 통해 중동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을 하며 현지 병원 및 의료기관과의 협력 강화, 맞춤형 마케팅 지원 및 언론 홍보 등을 통해 참여기업의 성공적인 시장진출을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GC녹십자의료재단은 4년 연속 중동 최대 진단 및 의료기기 전시회 ‘메드랩(Medlab Middle East) 2025’에 참가한다.
메드랩은 중동 및 아프리카 국가를 중심으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진단 전문 전시회로 2월 3일부터 6일까지 4일간 두바이 월드트레이드센터에서 개최된다. GC녹십자의료재단은 2022년부터 매년 메드랩에 참가해 기존 파트너사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글로벌 시장 확대 및 신규 사업 기회를 발굴할 전망이다.
GC녹십자의료재단은 올해에도 단독 부스를 운영, 알츠하이머 검사와 중금속 검사를 포함해 중동 시장의 수요와 환경에 최적화된 검체 검사 수탁 항목을 중심으로 마케팅 활동을 전개한다.
더불어 재단은 이번 전시회에서 디지털 병리 시스템을 통한 진단 및 자문(Second Opinion)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인다.
검체 슬라이드를 물리적 전달 과정 없이 디지털 파일로 변환해 실시간 진단과 자문을 시행함으로써 검사 소요 시간의 획기적인 단축과 정확도 향상 등 파트너사가 얻을 수 있는 다양한 이점들을 강조할 예정이다.
전시 현장에서 기존 중동 지역 파트너사와의 협력 강화 및 사업 확장을 위해 검사실정보시스템(LIS)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 통합 구축 프로젝트와 검사법 기술이전 등도 추가 논의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막강한 자본력에 더해 한국에 비교적 우호적인 중동지역은 타지역 대비 호의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시장이다”라며 “다만 문화와 비즈니스 예의 등이 아시아와 상당히 다르기 때문에 무작정 진출을 추진하기보다 심도 깊은 준비 과정을 거쳐 사업을 전개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