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지난해 매출 14조 턱걸이…사업 전략 재편 ‘사활’
||2025.01.27
||2025.01.27
국내 면세점이 지난해 매출 14조원을 간신히 넘기며 부진한 실적을 제출했다. 외형 성장 한계에 부딪힌 면세점은 올해 수익성 제고를 위해 개별관광객(FIT) 중심의 사업 전략 재조정에 사활을 건다.
27일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면세점 매출은 14조2249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대비 3.4% 증가한 수치다. 내국인 매출이 3조1087억원으로 15.7% 늘었고 외국인 매출은 11조1162억원으로 0.4% 소폭 증가했다.
이같은 추이는 급상승한 환율로 인한 착시 현상이다. 면세점은 달러를 기준으로 상품 가격을 책정하고 거래하기 때문이다.
면세점 매출은 원화 기준으로 전년 대비 신장이지만 달러 기준으로 3년 연속 감소세다. 지난 2021년 155억달러를 기록한 이후 △2022년 137억달러 △2023년 105억달러 △2022년 104억달러로 매출이 점차 줄고 있다. 연 매출 25조원에 육박했던 2019년과 비교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방문객 수는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면세점을 찾은 고객은 2844만명으로 전년 대비 28.8% 늘었다. 내국인 고객은 1910만명으로 19.0% 늘었고 외국인 고객은 933만명으로 55.0% 급증했다. 다만 코로나 팬데믹 이전인 지난 2019년과 비교하면 방문객 수 또한 약 58.7% 수준에 그친다.
면세업계 큰 손인 중국 수요 부진이 영향을 미쳤다. 객단가가 높은 중국 보따리상(다이궁), 단체관광객(유커) 발길이 줄어들고 FIT 비중이 늘어나면서 외형이 축소되고 있다. 한국을 찾는 관광객 연령층도 낮아지면서 면세점보다 다이소·올리브영 등 체험형 매장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수익성마저 악화됐다. 신라면세점(호텔신라 TR부문)은 지난해 영업손실 697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신라와 함께 면세점 빅4로 분류되는 롯데·신세계·현대 또한 3분기 누적 적자를 기록한 만큼 연간 적자가 유력한 상황이다.
올해 면세업계는 수익성 중심의 사업 전략 수정에 적극 나설 전망이다. 신세계면세점을 제외한 3사는 올해 수장을 교체하며 대대적인 개혁을 예고한 상태다.
롯데면세점은 올해 들어 매출 비중의 절반을 차지하는 다이궁과의 거래를 중단했다. 외형 축소를 감수하더라도 수익성 제고에 총력을 쏟겠다는 의지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 24일 부산점 영업을 종료하고 특허권을 반납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외형 성장 중심의 과거 사업 전략으로는 변화된 업황을 이겨내기 어렵다”며 “FIT 중심의 사업 전략 재편에 총력을 쏟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