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밸류업 공시한 현대차증권…주주달래기 성공하나
||2025.01.21
||2025.01.21
현대차증권이 지난해 말로 예정됐던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계획을 최근에 공시했다. 야심차게 준비한 밸류업 계획이 소액주주들의 원성을 잠재울지 주목된다.
소액주주들이 현대차증권에 불만을 표출한 건 2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후부터다. 시가총액을 맞먹는 유상증자 금액에 주주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현대차증권이 발 빠르게 제시한 밸류업 계획을 내놓은 건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려는 의도도 있는 셈이다. 증권사 중에서 밸류업 공시를 한 회사는 아직까지 많지 않다.
2028년까지 배당성향 40% 이상 달성
현대차증권은 2028년까지 업계 최고 수준인 배당성향 40%를 달성할 목표 등을 지난 16일 공시했다. 배당성향 40% 이상은 지난 4년간 현대차증권의 평균 연결 기준 배당성향보다 13% 높은 수준이다.
현대차증권은 향후 3년간 배당성향을 30%~35% 수준으로 유지하고 배당성향 하한도는 30%로 정했다. 저평가돼 있는 주가순자산비율(PBR)도 끌어올릴 전망이다. 지난해 3분기 현대차증권의 PBR은 0.22배다.
또한 현대차증권은 자구노력으로 매년 자기자본이익률(ROE)을 높이며 2028년까지는 ROE 1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내년부터 2027년까지 차세대 원장 시스템과 인공지능(AI), 그리고 로보어드바이저(RA)를 도입해 ROE를 8.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더불어 현대차증권은 기존 발행한 전환상환우선주의 잔량 약 704만주(775억원 규모)를 오는 5월 상환할 예정이다. 이후 곧바로 전량을 소각할 예정이기 때문에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이슈도 해소된다는 게 현대차증권의 설명이다.
주주 뚜벅이투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
현대차증권은 유상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이 늘어나게 되면 본격적으로 밸류업 추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올해는 주주배정 증자 등을 통해 ROE 4.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금까지 유상증자를 철회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현대차증권에 대한 주주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현대차증권이 유상증자 계획을 밝힌 후 주주들은 강하게 반대했고 유상증자로 인해 주주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주가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한회사 뚜벅이투자는 지난 8일 현대차증권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1차 심문은 지난 15일 진행됐다.
네이버 종목토론게시판에는 가처분 신청을 응원하는 주주들의 게시글도 포착됐다. 일부 주주들은 “가처분 신청해 주신 분 감사합니다”, “주주들의 신주발행금지 동의서가 필요하면 동참하겠다”라는 등의 글을 올렸다.
앞서 현대차증권이 지난해 11월 26일 유상증자를 결정하자 회사의 주가는 폭락했다. 유상증자를 밝힌 다음날 현대차증권의 주가는 전날 대비 13.07% 하락한 7650원으로 장마감했다. 일부 주주들은 국민신문고와 금융감독원에 유상증자를 반대하는 민원을 제기했다.
정정신고서 지난 10일 효력 발생
현대차증권은 당초 지난달 밸류업 공시를 할 예정이었지만 발표를 ‘계엄 사태’ 등으로 미뤘다. 결과적으로 소액주주들이 신주발행금지 가처분을 신청한 이후 밸류업 계획을 공시하게 된 셈이다.
증권업계에서 현대차증권은 6번째로 밸류업 공시에 동참했다. 지난달 현대차증권은 대규모 인적 쇄신 및 조직 개편을 통해 조직 효율성을 갖췄으며 이번 밸류업 계획을 기반으로 기업 가치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포부다.
현대차증권이 유상증자 증권신고서를 금감원에 제출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제동이 걸리기도 했지만 다시 제출한 정정신고서는 지난 10일 통과됐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자본확충이 없었으면 신용등급 하락 압박이 있었을 것”이라며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계획을 기반으로 로드맵에 따라 단계별로 자구노력을 통한 ROE 및 배당 개선을 추진해 주주가치를 제고할 것”이라고 답했다.
임서우 기자 dlatjdn@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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