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허가 최종 결실 기다리는 HLB… 잇단 지적사항은 숙제
||2025.01.18
||2025.01.18
첫 번째 미국 식품의약국(FDA) 신약 허가 도전이 불발된 HLB의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이 신약 허가 재도전을 위한 막바지 과정에 돌입했다.
허가 획득에 성공한다면 기술수출 없이 임상을 이끌어 미국 진출을 성사시킨 국산 항암제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지만 일각에서는 중국 파트너사 관련 문제가 확실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최종 허가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 나온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HLB는 간암 신약 리보세라닙+캄렐리주맙 병용요법의 허가를 위한 미국 식품의약국(FDA) 마지막 관문인 ‘제조 및 품질관리(CMC)’ 실사를 완료했다.
CMC 실사는 파트너사인 중국 항서제약의 면역항암제인 ‘캄렐리주맙’의 생산시설을 대상으로 이달 초 진행됐다. HLB의 항암제인 ‘리보세라닙’에 대한 실사는 이미 완료한 것으로 전해진다.
CMC 실사는 FDA 심사관이 의약품의 생산시설을 방문해 전체 생산 시설과 공정을 직접 확인하는 절차다. 이번 실사는 지난 1차 허가 심사 때 통보받았던 보완사항을 포함해 모든 시설과 공정에 대해 원점부터 재점검하는 수준으로 진행됐다.
문제는 FDA가 이번 실사에서도 항서제약 측에 3가지 사항에 대해 지적하면 2개월밖에 남지 않은 최종허가 기간 내 관련 내용을 보완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HLB는 지난해 9월 FDA에 간암 신약 허가 재심사 서류를 제출했다. 같은 해 5월 FDA로부터 보안요구서한(CRL)을 받은 지 4개월 만에 재도전을 공식화한 것이다.
당초 본격적인 신약 검토에 들어간 2023년 하반기까지는 FDA는 회사 측에 ‘문제없음’이란 중간리뷰 평가를 내렸으며, 외부 전문가들의 지적을 받은 ‘자문단 미팅(Advisory Committee Meeting)’ 평가도 생략되는 등 순조로운 허가가 예상됐다.
그러나 FDA는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생산시설에 문제가 있다 판단, CRL을 보내면서 첫 번째 도전이 불발됐다. 당시 진양곤 HLB 회장은 항서제약이 캄렐리주맙 제조 공정에 대해 FDA를 충분히 만족시키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FDA가 항서제약을 실사하는 과정에서 캄렐리주맙의 CMC 문제를 발견해 보완을 요청했으나 이에 대한 뚜렷한 해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항서제약은 FDA로부터 지적받은 문제점들을 충분히 보안할 수 있는 사항이라며 개선의지를 강조했다.
이에 지난 7월 HLB 미국 자회사 엘레바와 중국 파트너사 항서제약은 FDA와 만나 최종시설 보완사항을 논의하는 등 재도전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 후 최종 재심사 서류를 제출한 것이다.
하지만 재심사 이후 과정도 순탄치 않았다. FDA는 재심사 요청 서류 접수 후 판단 기준에 따라 2개월(Class 1) 또는 6개월(Class 2)로 심사기간을 정해서 이 기간 내 허가 여부를 결정한다.
기존 HLB는 Class 1을 예상했으나 기대와 달리 Class 2로 분류돼 재심사 기간이 길어지면서 주주들의 불안감은 커졌다. 여기에 이번 CMC 실사에서 또 다시 지적사항이 나오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더욱 커졌다.
익명 주주 토론방에서는 “항서제약이 여전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듯 하다”, “지난해 HLB는 CRL 사유에 대한 문제를 충분히 해결가능하다 했지만 몇 달이 지난 후에도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면 중대사항이 아닌가”라며 비난하고 있다.
이에 회사 측은 “항서제약이 경미한 사항에 대해 개선 요청을 받았으며, 충분히 해소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해왔다”며 “보완서류를 준비해 FDA 규정에 따라 15일(영업일 기준) 내 FDA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용해 HLB그룹 CTO는 “기존에 허가되지 않은 2개 약물 간의 병용요법인만큼 FDA는 이번 CMC 실사에서도 원점에서 검토하는 수준으로 모든 사안을 면밀하게 검토한 것으로 보인다”며 “항서제약과 엘레바 모두 사소한 미비점이 없도록 신약 승인 결과가 나올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추후 FDA는 개선 사항을 반영해 신약허가 결정기일(PUDFA date)인 3월 20일 내 신약허가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최종 결과 발표까지 2개월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연속된 항서제약 보완사항이 해결될지 여부가 관건이다.
업계 관계자는 “HLB 측도 파트너사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고 하지만 FDA 지적사항에 대한 보완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기다리는 것 뿐”이라며 “최종 허가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는 3월이 돼야 알 수 있을 듯 하다”고 말했다.
김동명 기자
simalo@chosunbiz.com